이재명 대통령이 농어업계와의 신뢰 회복을 주문하며 수출부담금까지 거론한 만큼, 개방의 이익을 농어업 지원으로 연결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에는 연간 6조원 이상의 생산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농림수산업에는 8500억원의 생산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단순한 피해보상을 넘어 농어업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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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CPTPP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하면서 정부와 농어업계의 신뢰 회복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원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수출부담금 카드도 거론했다. 가입 추진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농어업계의 반발을 해소하기 전까지 관련 절차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시장 개방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피해 산업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에 따르면 CPTPP 발효 10년 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가입 때보다 0.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협정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6조 3000억~6조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기반 생산파급효과는 1조 1000억~1조 2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농업 생산은 연평균 7100억원, 임업은 606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농업계는 CPTPP의 위생·검역(SPS) 규범에 따른 지역화 원칙이 일본산 과일과 동남아시아산 신선 농산물의 수입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FTA 체결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재정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통상당국에 따르면 한·칠레 FTA 이후 국내 보완대책에 투입된 재원은 누적 약 44조원에 달한다. CPTPP 가입을 추진할 경우에도 품목별 피해 규모와 시장 개방 수준을 반영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대책을 논의할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피해대책을 설명하려 나서도 가입에 반대하는 단체들과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농어업계의 반발을 해소할 구체적인 피해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CPTPP 가입을 추진할 정치적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후속 대책도 이 같은 쟁점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종별·품목별로 예상되는 이익과 피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피해보상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충과 별개로 생산시설 현대화, 직불금 등 기존 지원사업을 어떻게 연계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허윤 서강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과거 FTA에서도 농민단체가 제시한 피해 추정액과 실제 발생한 피해액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며 “무역조정지원제도나 특별법을 활용해 실제 피해를 보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 교수는 “CPTPP 가입이 농업을 포함한 국가 전체에 얼마나 필요한지부터 논의해야 한다”며 “기존 WTO 체제나 개별 국가와의 FTA에 비해 어느 정도의 경제적 이익이 있는지 충분히 검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후속 과제도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제조업과 농어업의 경제적 영향분석을 토대로 수혜 산업과 피해 산업을 구분하고, 농어업계가 요구하는 품목별 피해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재원 확보와 별개로 생산시설 현대화, 직불금, 산업 경쟁력 강화 사업 등을 어떻게 연계할지도 검토 대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간 통상정책을 추진하면서 피해를 본 분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가입 신청 일정은 정해진 바 없으며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