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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업무 혁신의 방향이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이 회장은 “연구개발(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D부터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까지 AI를 활용해 기업의 체질을 바꾸라는 주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평가와 교육 체계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 임원 성과평가에서 ‘AX 역량 제고’ 배점을 기존 2~5점에서 20점으로 높이기로 했다. AI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업무 절차를 재설계한 성과를 인사와 성과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지난 6월에는 전 관계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AI 집중교육을 진행했다. 경영진부터 AI를 직접 다루고 현장에 적용할 방법을 찾도록 한 것이다.
산업계의 AI 전환(AX)이 본격화하고 있다. R&D와 생산·구매·판매에 이르는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변화다. 조선업의 숙련인력 부족과 배터리업계의 원가 경쟁 등 업종별 과제를 푸는 수단으로 AI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장 경험과 데이터를 AI로 연결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축적한 데이터로 반복 업무를 줄이고, 개인과 부서의 성과를 조직 전체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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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과거 충돌시험 사례를 찾고 분석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을 AI 도입으로 약 90% 줄였다. 연구원이 자료 탐색에 들이던 시간을 설계 개선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카메라와 AI로 차대번호를 읽어 등록 정보와 대조하는 서비스를 국내외 공장에 적용해 연간 52억 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기도 했다.
공장에서는 생산 속도와 품질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 LG전자의 창원 LG스마트파크는 AI·빅데이터와 가상 공장을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결합해 생산성을 20% 높이고 불량률을 30% 줄였다.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도 AI 검사와 물류 자동화 등을 적용한 스마트공장 전환으로 하루 생산량을 7500대에서 2만대로 늘렸다. 금융에서는 한화생명이 AI 상담봇과 보험설계 지원으로 업무 전환에 나섰다.
현장을 잘 아는 직원이 직접 AI 도구를 만드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전자에서는 임직원 2100여명이 참여한 AX 해커톤에 700건 넘는 아이디어가 모였다. 삼성SDI는 부서별 업무를 분석해 AI 활용 과제를 발굴하고 도구를 개발하는 ‘AI 크루(Crew)’를 운영한다. 한 부서의 해법을 다른 조직에서도 활용하도록 공유하는 구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의 업무 효율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려면 부서마다 흩어진 데이터를 모으고 업무 기준을 맞춰야 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 AI를 도입하고, 이를 전사 표준으로 확장한 뒤 일상 업무에 정착시키는 체계를 마련했다.
가상 개발 넘어 로봇·자율공장으로
제품을 만들기 전 가상공간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시도 역시 확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고무 배합과 구조에 따른 성능을 예측하고 가상 주행으로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을 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생산 설비를 가상으로 검증해 신규 설비의 생산 속도를 50% 이상 높였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8년 완료를 목표로 하는 AI 제조혁신으로 생산성을 30% 높일 계획이다.
다음 무대는 AI의 판단을 실제 작업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다. HD현대는 조선소에서 용접 불량을 인식하는 로봇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HD건설기계는 해외 현장에 무인자율 굴착기를 투입해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생산거점에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시설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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