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비마르호는 카리브해 국가인 벨리즈 선적으로 영국에 등록한 벌크선이다. 지난달 18일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핵심 해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대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서서히 바다에 가라앉았다. 피격 당시 이미 침몰 수준의 피해를 입었으며, 선원들은 선박을 포기하고 대피했다. 미군은 해당 상선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크게 손상된 후 홍해에 29km 길이의 기름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선박 침몰로 인한 비료가 홍해에 방출되면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해 남부는 산호초와 해안 맹그로브(열대와 아열대 지역 갯벌이나 바닷가에 서식하는 태생 식물)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예멘 정부의 아흐메드 아와드 빈무바라크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루비마르호 침몰은 예멘과 그 지역이 과거 경험하지 않은 환경 재앙”이라며 “우리는 매일 후티 민병대의 모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 알 사왈미 요르단대학 해양 과학 연구소 소장은 “비료로 인한 과다한 영양분은 해조류의 과도한 성장을 촉진, 일반 해양 생물이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산소를 소모할 수 있다”며 부영양화 오염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홍해의 오염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의제를 설정하고 정화 전략을 채택하기 위해 인접 국가들이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유엔은 예멘 홍해에 정박해 있던 부패한 유조선에서 100만배럴 이상의 기름을 제거해 잠재적인 환경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이같은 방식의 작전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