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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진상규명은 난항을 겪어 왔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 문제부터 유가족을 배제한 조사 절차, 발표 방식 등을 둘러싸고 유가족 반발이 심하면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이 의결되며 내년 1월 31일까지 특위 활동이 시작했다. 특위는 객관적인 진상 규명에 힘 써야 할 것이다.
참사 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었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우리 항공안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은 열악한 정비 환경에서 빡빡한 운항 스케줄을 소화해 왔고 이 참사로 그 민낯이 드러났던 것이다.
새 비행기 들이고 정비 강화…안전에 힘주는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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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항공사 상당수가 평균 기령을 대폭 낮췄다. 기체가 젊을수록 고장 가능성이 낮고 정비 주기가 길어 지연·결항과 정비비를 줄이며 하루 가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6대의 B737-8 구매기 도입을 완료하며 평균 기령이 2024년 15년에서 올해 12.9년으로 대폭 하향했다. 제주항공이 현재 보유한 43대의 여객기 중 차세대 항공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8.6%다.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13년에서 12.6년으로, 이스타항공은 8.6년에서 7년으로 낮췄다.
항공기 정비 인력 충원과 프로세스 모두 상당히 가시적인 변화가 있었다. 유지·보수·정비(MRO)를 외부에 위탁했던 LCC가 자체 정비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티웨이항공은 올 1월 약 1522억원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인근 약 2만평 상당 부지에 자체 항공기 정비 격납고를 구축 중이며, 이스타항공은 최근 김포국제공항에 약 1700평 규모의 통합 정비 센터를 신설했다.
‘정비 지연율’도 대폭 낮아졌다. 정비 지연율은 항공기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비율을 나타내며 항공사의 안전성과 정시 운항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제주항공(089590)의 경우 올해 1~11월 정비 지연율은 0.52%로 지난해 같은 기간(0.89%)에 비해 0.37%포인트 감소했다. 기존에는 ‘잠재 정비’가 어려울 정도로 타이트하게 운영했지만 ‘예비 정비’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스케줄이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날로 악화하는 수익성…항공안전의 숨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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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CC는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3분기 550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1~3분기 누적으로는 손실 규모가 1295억원에 달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955억원, 1~3분기 누적 2093억원의 손실을 냈다. 자본이 쪼그라들면서 부채비율이 작년 말 1798.9%에서 3분기 4457%로 증가했다.
고질적으로 우리 항공 산업은 ‘출·입국 마진’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출국자 수는 2915만명, 외국인 입국자 수는 18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역대 최고 기록이지만 출·입국자 수 격차가 우리 항공 산업의 현실을 보여준다. 단순히 말해 2900만여명을 태우고 나갔는데 1100만여명만큼 못 태우고 돌아왔다는 얘기다.
우리 항공 업계가 내부 경쟁에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대형사를 제외하면, 국내 손님을 해외로 보내는 ‘아웃바운드’에만 집중했지 외국인을 국내로 모시는 ‘인바운드’에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 아웃바운드가 치열하니 우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고 이게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저출생 시대에 미래는 더 어둡다. 항공 수요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여행과 출장이 잦은 30~40대인데 지금 10~20대는 인구가 대폭 감소했다. 이들이 30~40대가 되면 아웃바운드 수요는 자연스레 순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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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1주기, 안전을 위한 정비, 신규 기체 도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기업을 건강하게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것이 안전’이라는 다음 과제를 준비해야 한다. 안타까운 참사로 항공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면, 그 다음은 항공산업 정상화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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