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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와 관련해 “미국의 접근법은 차별적이며 양국 기업 간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비시장적 관행”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해당 각서를 통해 동맹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는 한편 중국을 포함한 쿠바, 이란, 북한,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적대국’의 투자는 막겠다고 발표했다.
각서에는 미국이 중국 관련 개인과 기업이 미국 기술, 핵심 기반 시설, 의료, 농업, 에너지, 원자재나 기타 전략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국의 반도체, AI, 양자, 생명공학, 극초음속, 항공우주, 첨단 제조, 지향성 에너지 등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조치를 새로 만들거나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금도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대한 대중 수출 제한이나 투자 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각서를 통해 중국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측은 “미국이 중국 투자에 대한 안보 조사를 강화한 것은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대중 투자에 대한 제재도 매우 불합리한 조치로 양국 간 투자 교류를 더욱 왜곡하고 미국 자체에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이 촉발했다. 중국도 미국산 석탄·원유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불을 놓으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이번 각서를 두고 “미국이 중국 투자를 더 제한하기 위해 국가 안보 구실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주요 산업의 혁신을 억누르고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며 궁극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학회의 저우 미 선임연구원은 “중국을 겨냥한 투자 억제의 범위와 강도 확대는 양국간 기술·무역 협력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위험이 있는 접근 방식”이라면서 “미국의 제로섬 게임 방식은 시장 원칙을 혼란에 빠뜨리고 세계 경제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