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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청소년 사이버도박 척결 캠페인 벌인 이유는

손의연 기자I 2024.09.23 09:00:00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사 토스
비대면 계좌 서비스 이용 활발…홍보 효과 높아
16세 가상인물 내세운 공익광고
신고 시스템도 구축한 데 의의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은 23일부터 금융사 ‘토스’와 청소년 사이버도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예방·근절 도모를 위한 협업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실제 도박으로 피해 입은 아이들의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공익광고 제작 △알림·신고를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홍보 △릴레이 형식 참여 잇기 등이 통합돼 진행된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형사입건된 도박혐의 소년범(14세 이상 19세 미만)은 171명으로 전년(74명) 대비 2.3배 증가한 수치였다. 고등학생이 64명으로 중학생(32명)보다 많았지만 평균연령은 16.1세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은 청소년들이 비대면 계좌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는 것에 착안,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사인 ‘토스’와 함께 ‘청소년 도박이 사라지는 그날까지’라는 표어로 협업 캠페인을 결정했다.

공익광고 영상은 실제 과거에 사이버도박으로 피해 입은 청소년들의 협조를 통해서 이들의 경험을 현실적인 내용으로 구성했고, 인공지능 기술로 이들의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청소년 ‘만 16세 박도영’을 주인공으로 제작했다.

제작된 영상은 겉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이버도박에 빠져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는 주인공을 비춘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는 도박 같은 건 하지 않아요’라고 착각하는 학부모와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영상의 효과와 주인공의 현실성을 더하기 위해 가상 주인공 ‘만 16세 박도영’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사이버도박으로 점차 일상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시간 순서에 따라 보여줘 현실감을 더한다.

경찰청과 ‘토스’는 도박 근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소개하고, 신고하는 방법도 안내한다.

△불법 도박 활용 의심 계좌로 송금할 때 경고 알림 문구를 띄우는 기능 △연결된 가족에게 ‘위험’으로 의심되는 거래·송금이 발생한 경우 사고 유형과 발생 일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토스뱅크 계좌가 있다면 이를 웹을 통해 신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별도의 캠페인 누리집에서는 청소년이 도박 문제를 스스로 자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인터넷 주소를 넣었다.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사이트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배너 또한 게시해서 바로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캠페인에는 각계의 유명인사들도 응원 메시지와 숏폼 영상으로 참여한다. 이들의 응원 영상은 경찰청 사회관계망 등에 순차 게시될 예정이다.

김성주·이지애(방송인), 이승우·박주호·임상협(축구인), 전한길·최태성(강사), 신현준·최홍일·고준·문희·주현영·김아영(배우), 박경호(코미디언), 트리플에스(가수) 등이 참여한다.

한편 경찰청과 토스는 캠페인 확산을 위해 ‘피켓 참여 잇기’도 추진할 계획이다. 참여 방법은 이미지 인증사진을 촬영 후 다음 주자(2명)를 지목해 사회관계망 서비스(페북·인스타)에 올리면 된다. 다른 사람의 지목을 받아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지목받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자발적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후속 주자를 지명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피켓 릴레이 1호 주인공 조지호 경찰청장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에게 동참을 요청했고, 이 대표는 이에 화답했다.

김동권 경찰청 대변인은 “이번 경찰청과 ‘토스’의 청소년 사이버도박 근절 캠페인은 단편적인 홍보를 넘어 시스템 개선까지 협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민관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예방과 치유에 동참하길 바란다”며 “토스를 통해 금융을 접하는 아이들이 많은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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