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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총선 개표가 대부분 마무리한 가운데 신민주당이 전체 300석 중 158석을 획득, 1당에 오를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신민주당은 2위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47석)에 110석 넘게 앞서고 있다. 반이민 극우정당인 스파르타당은 최대 13석을 얻어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신민주당은 지난달 치러진 1차 선거에서도 1당 자리에 오른 바 있지만 과반 의석은 얻지 못해 2차 투표를 결정했다. 단독 재집권이란 목표를 달성하게 된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를 변화시키기 위한 두 번째 임기에서 우리의 목표는 높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며 “우리는 모든 것(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계획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람프리니 로리 아테네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경제 붕괴 직전에 있던 나라에서 경제적 안정과 성장이 물질적·심리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신민주당의 승리 요인을 설명했다. 2019년 처음 집권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긴축 재정과 규제 개혁, 법인세 감면 등 경제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이런 개혁에 힘입어 그리스 경제는 2021년 8.4%, 지난해 5.9% 등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도 불평등 완화와 공공·의료서비스 개선 등 민생·경제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2월 열차 탈선 사고나 이달 난민선 전복 사고 같은 악재에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던 요인이다.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감 역시 신민주당에 표가 쏠린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시리자에선 미초타키스 총리의 전임자였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사령탑으로 나섰다. 그는 2015년 구조조정·긴축 거부 등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세워 집권한 바 있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선 신민주당 정권에서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신민주당 내각을 공격하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인기영합적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집권 당시 포퓰리즘 공약으로 그리스를 구제금융 상황으로 몰고 간 치프라스 전 총리의 이런 공세는 이번엔 먹히지 않았다. 스텔라 라디 퀸메리런던대학교 교수는 “치프라스는 진짜 정책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고 유권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