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고위당정 협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됐다. ‘왕 노릇’ 한다는 비판을 받는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쪼개진다. 국무총리 소속 예산처가 예산편성권을 갖는 구조다. 재경부·예산처 이원화는 통상 진보정부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반면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정부는 정책과 예산을 한 곳에 몰아주려 한다. 다만 경제부처 조직에 정답은 없다. 이원화를 선택할 경우 장점을 살리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무엇보다 재정건전성 훼손 우려를 불식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김대중 정부는 1999년 기획예산처를 총리 산하 부처로 신설했다. 이는 ‘공룡’ 재정경제원이 외환위기를 막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최대 과제인 산업구조조정, 복지 확대를 위해서도 예산권을 분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보수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예산처를 없애면서 부총리급 기획재정부에 힘을 실었다. 이후 기재부는 지난 17년간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에 나름대로 충실했다.
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확장재정으로 바꾼 이재명 정부는 다시 예산처 부활을 선택했다. 내년 예산은 728조원으로 올해보다 8% 넘게 늘렸다. “지금 씨를 한 됫박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를 수확할 수 있다면 씨를 빌려서라도 뿌려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지론이다. 경기도 지사 시절에도 이 대통령은 “전쟁 중 수술비 아낀 것은 자랑이 아니다”라며 기재부의 ‘자린고비’ 재정을 비판했다. 소비와 성장률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예산처 분리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대비는 필요하다. 당정은 재경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임하도록 했다. 그러나 돈줄을 잃은 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산처를 총리 아래 두면 대통령실의 입김이 강하게 스며들 공산이 크다.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에 51%를 넘어선 뒤 2029년 58%에 이를 전망이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아직 양호한 수준이지만 속도가 문제다. 예산처 신설이 방만한 예산 편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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