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은행은 낮추는데...보험사 대출금리는 7% 육박, 왜

전선형 기자I 2022.03.16 08:31:38

지난달 전세ㆍ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 6% 넘어
기준금리ㆍ공시이율 인상 영향...7%대 곧 나올 듯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사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때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은행 대출 금리를 역전했다. 연 1.25%인 기준금리가 연내 최대 2%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조만간 7%대 금리의 보험사 대출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월 기준 대출금리 공시를 한 12개 보험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신한라이프, ABL생명, 푸본현대생명, NH농협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의 변동금리형 분할상환방식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는 3.55∼6.31%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 코픽스(COFIX) 기준 변동금리)는 연 3.47∼5.08%로 보험사 대출금리가 상ㆍ하단이 모두 높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3.82~5.99%로 기존 3.33~5.01%보다 높아졌다. 특히 삼성생명 주택담보대출(한도형) 상품은 최고금리가 6%에 근접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형은 마이너스통장처럼 한도를 설정해둔 뒤 그 안에서 자유롭게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다른 상품 대비 금리가 다소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3.90∼4.90%에서 4.36∼5.16%로, 교보생명은 4.61∼5.20%에서 4.96∼5.55%로 모두 높아졌다.

손해보험사 주담대 금리도 높았다. 2월 공시 기준 KB손해보험이 4.21~6.31%로 최고금리가 6%를 넘겼다. 연 최고 금리가 6.31%를 보인 상품은 KB손해보험 부동산담보(KB손보희망모기지론MI)며, 같은 기간 농협손해보험도 4.02~5.02%, 삼성화재가 3.71~4.58%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도 최고금리를 6%를 찍었다. 삼성생명의 전세보증금담보대출 상품은 4.31%~6.14%로 기존 3.79~5.66%보다 최대 1%포인트가 가까이 뛰었다. 최고금리 6%를 넘긴 상품은 고정금리, 분할상환방식 상품이다. 보험사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6%를 넘긴 건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삼성생명 관게자는 “전세보증담보 대출은 전달 국고채금리를 기반으로 계산되는데, 1월 국고채금리가 12월 대비 0.4%포인트 올라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대출금리가 높아진 것은 시장금리 인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공채는 물론 보험사들의 공시이율(보험상품에 부과되는 ‘이자’ 개념)이 최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바로바로 대출 금리에 반영하는 반면 보험사는 공시이율, 회사채 금리, 국고채 금리 등 다양한 금리를 대출 기준금리로 삼는다. 이 중 공시이율은 기준금리 인상이 있더라도 반박자 느리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는데, 최근 공시이율이 생보사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대출 총량에 여유분이 생기면서 대출금리를 내린 것도 상대적으로 보험사 금리를 높아 보이게 만들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사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전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공시이율이 회복이 덜 된 상황이고, 국채 금리도 국제 정세에 따라 뛰고 있어 조만간 7%대 금리 상품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