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대구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더 이상 쪽 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다”면서 “선거운동 때에는 장풍에 날려 엉치뼈를 다친 권 시장이 이번에는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의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여기서 ‘장풍’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5월 31일, 권 시장과 한 장애인 단체 회원의 충돌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권 시장은 한 중년 여성이 들어 올린 팔에 배가 부딪치자 뒤로 넘어지면서 꼬리뼈에 실금이 갔다. 이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누리꾼 사이 “엄연한 폭력”이란 반응과 “장풍이라도 쐈나? 할리우드 액션이다”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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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백신이 해외 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전 8시 현재 12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100명 이상 사전 동의 기준을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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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측도 대구시가 추진했던 백신 구매는 불법 거래로 파악된다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대구시는 시가 주도한 것은 아니라며 ‘대구메디시티협의회’가 밝힐 내용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대구시는 대구메디시티협의회와 함께 외국 민간 무역회사를 통해 정부의 공식 계약과 별개로 3000만 명 분량의 화이자 백신 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권 시장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대구시정뉴스’ 영상에 출연해 “외국에 백신 공급 유통 쪽으로 공문도 보내고 협의를 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단계까지는 진전을 시켰지만 그다음 단계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 시장은 이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히는 미국의 얀센 백신 지원을 두고 “국군 장병 55만 명분의 백신을 원조받아 감읍해 한다”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과 관련해 “대구는 또다시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애꿎은 시민들만 고통받고 있다”며 권 시장을 향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구시에 화이자 백신을 제안한 업체 관련 해시태그로 해시태그로 ‘플로리다주소’, ‘포르투갈전화’, ‘홈페이지수정중’, ‘백신사기주의’라고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