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바이든 경기부양안 발표 앞두고 관망…소폭 하락

방성훈 기자I 2021.01.15 07:14:05

美투자자들, 바이든 추가 경기부양안 세부내용 기다려
고용지표 악화 부담…실업수당 청구 작년 8월후 최대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할 예정인 추가 경기부양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인지 두고보자는 관망세 속에 고용지표가 악화한 거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68.95포인트(0.22%) 하락한 3만991.52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14.30포인트(0.38%)와 16.31포인트(0.12%) 낮은 3795.54, 1만3112.64에 장을 마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저녁 가계 및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경기부양안의 세부사항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방송은 추가 경기부양안의 규모가 2조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수(NYT)는 1조 9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양안엔 현금 지급, 실업수당 증가, 주·지방 정부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양안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기대감은 코로나19 백신과 더불어 그간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었던 만큼, 그 규모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관망 심리가 시장에 확산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악화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3일~9일)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 수는 직전 주와 비교해 18만 1000명 증가한 96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22일 주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시장 전망치인 80만명도 크게 웃돌았다. 최소 2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신청도 19만 9000건 늘어난 527만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지표가 악화한 것은 추가 경기부양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만큼 큰 부담은 주지 않았다. 미 하원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것도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까지는 “아직 멀었다(no time soon)”며 현재의 제로금리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서도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다만 현재 미 경제 상황이 연준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발언은 부담을 키웠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국채 금리가 장 후반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담으로 작용해 지수를 억눌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파월 의장 발언 도중 약 1.08%까지 내렸지만, 이후 1.13% 부근까지 반등했다.

종목별로는 페이스북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2.4% 하락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주가도 각각 1% 이상 떨어졌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도 0.9% 이상 내렸다. 이는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폭이 확대하면서 고성장 기술주 등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존슨앤드존슨은 1.9% 상승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생성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내용의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한 인텔은 7% 가까이 급등했다.

대형주들보다는 미 경제 변화에 민감하고 경기부양안의 수혜자로 꼽히는 소형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러셀2000 소형주 지수는 이날 2.4 % 올랐다. 델타항공의 경우 2020년을 적자로 마감했음에도 올해 1분기 최대 190억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3.8% 상승했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68% 상승한 23.2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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