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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지난 1년간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74만1070건에서 올해 7월 70만건 아래로 떨어진 후 9월 말에는 68만3553건으로 줄었다.
다른 은행의 기술신용대출잔액이 줄어든 반면 기업은행은 신규 대출을 늘렸다. 지난 9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잔액은 111조원으로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3%에서 36%로 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기술금융 제도개선 과정에서 은행권 전반적인 기술신용대출 취급이 주춤했다”면서 “가이드라인이 강화돼 제도 취지에 맞는 혁신적 기술기업을 발굴·평가해 대출을 실행하기까지 과도기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은행이 일반 병·의원, 소매업 등 비기술기업에 대해 기술평가를 의뢰하지 못하도록 하고, 기술신용평가의 품질심사평가 기준을 정량화하는 내용의 ‘기술금융 제도방안’을 시행했다.
그간 시중은행들이 ‘기술금융 실적’에 넣어왔던 닥터론과 비기술 기업대출이 빠지면서 기술신용대출잔액이 감소했다. 은행들이 리스크관리를 위해 RWA가 상대적으로 낮은 담보·보증대출을 선호하는 영업 행태 또한 기술신용대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은행권이 내년 RWA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술기업 신용대출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원·달러환율 상승, 수출입기업 상환능력 저하에 대비해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서 리스크 관리를 1순위로 두고 있다. RWA가 낮은 우량대출 위주로 영업하면 리스크 관리에는 효율적이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2.5% 이상으로 관리해 주주환원을 높이기 위해서도 RWA를 낮게 관리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당국에서는 은행들의 ‘손쉬운 리스크 관리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중소기업과 간담회에서 “최근 금융권 자금 흐름을 보면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되는 반면,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술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각 은행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중소기업 상생·가치경영’ 기조가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시중은행들도 기술금융 확대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체적인 지적재산권(IP) 가치평가 활성화를 위해 예상 가치평가금액 제한(당초 10억원 이내)을 없애 IP 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다. 은행 자체 기술평가 대상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변경해 기술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을 활성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