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젊은 유방암 환자들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받고,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받으며 동시에 치료 후 삶의 질까지 높이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젊은 유방암 클리닉’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유방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를 비롯해 가임력 보존을 담당하는 산부인과가 참여해 진단 초기부터 가임력 보존, 임신, 장기적 치료 계획까지 함께 논의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와도 긴밀히 협력해 치료 과정에서의 불안·우울, 사회적 고립감에 대한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젊은 유방암’이라고 예후 나쁘지는 않아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HER2(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라는 특정 유전자의 과잉 발현 여부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호르몬 의존성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음성)이 전체 유방암의 65%를 차지한다. HER2 양성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음성, HER2 양성)은 전체 유방암의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재발이 잘 되고 예후도 좋지 않은 편이다. 삼중 음성 유방암(에스트로겐 수용체ㆍ프로게스테론 수용체ㆍHER2 등 3가지 수용체 모두 음성)은 전체 유방암의 15%로 재발과 전이 위험성이 높다.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암이 진행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있고, 암의 성격이 조금 더 공격적일 수 있어 ‘젊은 유방암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HER2 양성 유방암과 삼중 음성 유방암은 나이에 따른 예후의 차이가 없다. 젊은 유방암 환자라고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예후가 나쁘지 않으며, 다른 연령대의 환자와 동일하게 치료를 받으면 된다.
다만 호르몬 의존성 유방암일 때 30대 젊은 환자의 재발률이 1.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젊은 환자의 난소 기능이 활발하고, 항암치료 후 월경이 다시 시작되거나 호르몬 억제 저하가 충분하지 않아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호르몬 의존성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젊은 환자에게 먹는 ‘항에스트로겐 제제(타목시펜)’와 ‘난소 기능 억제(난소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는 것 자체를 억제)’ 주사제를 동시 처방하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향후에는 연령에 따른 예후 차이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 필수…절제와 동시에 재건해 삶의 질 높여
유방암 치료에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수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술 후 가슴 모양이 달라질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불안해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들이 암이 있는 유방 전체를 다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조기 유방암은 물론 암이 진행되었더라도 가능하다면 유방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암 덩어리와 주위 조직 일부만 제거하는 유방 보존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성형외과와 협진하여 절제와 동시에 복원수술을 하는 유방 동시 복원수술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유방 절제로 인해 겪는 여성의 상실감과 심리적 충격을 줄일 뿐만 아니라 두 번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유두를 최대한 보존하는 유두보존 수술법을 통해 치료적인 면에서도 안전하고 미용적인 효과를 높여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로봇수술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또한 3D 프린터로 만든 모형을 활용해 유방암을 정확히 절제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암 위치에 상관없이 유두를 보존한 채 암을 절제해도 재발률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가임력 보존 상담 시행해 치료 이후 계획 함께 세워
유방암은 수술적인 치료 외에도 환자의 병기와 아형에 따라 항암치료, 항호르몬치료, 표적치료, 그리고 방사선치료 등을 받게 된다. 이중 항암치료는 난소에도 직접 영향을 주어 난소 기능을 저하시키고, 가임력 저하 및 향후 임신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항호르몬치료는 난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최소 5년, 길게는 10년동안 치료를 받게 되기 때문에 가임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나이 듦의 문제를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유방암 치료에 앞서 향후 임신 계획이나 가임력 및 난소 보호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40세 이하의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서울아산병원 젊은 유방암 클리닉은 환자들의 진료 대기일을 최소화하고 검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동시에 가임력 보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환자가 원할 경우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이라면 난자 동결을, 그리고 결혼한 여성이라면 난자 혹은 배아 동결을 할 수 있다. 또한 항암치료 시 난소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난소 억제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다. 유방암 환자들은 이러한 시술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거나 시술 과정에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재발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생리주기를 고려하지 않는 동결 방법을 통해 2~3주 정도로 동결 과정이 마무리되고 치료에 들어갈 수 있어 치료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또한 과배란 유도 과정에서 여성호르몬 과분비를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아 많이 놀랐을 수 있지만, 치료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다방면에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유방암 유형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암이 그렇듯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다. 유방이나 겨드랑이의 단단하고 통증 없는 덩어리,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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