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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략·내수활성화' 과제 산적한 데…SPC '서초동 리스크' 직면

남궁민관 기자I 2024.04.05 07:48:54

法, '부당노동행위 혐의' 허영인 SPC회장 구속영장 발부
황재복 대표 이미 구속기소…사실상 '리더십 부재'
할랄 시장 공략·이탈리아 진출 등 해외사업 '불안'
소비침체 내수시장선 이미지 타격…가맹점주 '어쩌나'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SPC그룹이 황재복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허영인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서초동발 ‘리더십 부재’에 직면했다. 최근 잰걸음을 내고 있는 해외시장 공략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고물가와 소비침체 등 부침을 겪고 있는 내수시장 영업에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해 이날 오후 3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튿날인 5일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3부(부장검사 임상빈)가 부당노동행위에 더해 뇌물 공여 혐의도 받은 황 대표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허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SPC그룹 경영공백 상태에 빠지게 됐다.

허영인 SPC 그룹 회장. (사진=SPC그룹)
◇해외 공략 계획 즐비한데…황망한 SPC그룹

앞서 허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부터 구속영장 청구까지 줄곧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해온 SPC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탈퇴 강요’에 관여했다는 혐의 소명은 불구속 상태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게 SPC그룹 측 입장이었다.

이번 구속 결정으로 75세인 허 회장의 공황장애, 부정맥 증상 악화 등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해외시장 공략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앞서 SPC그룹 주요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할랄 인증 공장을 착공해 올해 본격 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에는 할랄 시장 공략의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기반 중동 지역 유력기업인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파리바게뜨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조인트벤처(JV)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허 회장은 지난달 말 방한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 창업주 3세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파스쿠찌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인 만큼 허 회장의 경영 공백이 뼈 아픈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SPC본사.(사진=연합뉴스)
◇고물가 따른 내수침체 속 ‘브랜드 이미지’ 타격 “어쩔”

내수시장 영업 상황도 위기다. 잦아들지 않는 고물가 기조에 소비침체가 현실된 가운데 SPC그룹을 둘러싼 서초동발 잇단 잡음에 기업 주요 브랜드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경영자원이 소모됐다는 게 SPC그룹 측 우려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0년 7월 SPC그룹이 SPC삼립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4월부터 2018년 7월까지 7년여 간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 △통행세 거래 △판매망 저가 양도 및 상표권 무상 제공 등을 통해 414억원의 이익을 제공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다. 검찰은 이중 밀다원 주식 저가 양도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하는 데에 그쳤고 이마저도 지난 2월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재차 허 회장의 ‘무리한 구속’으로 회사의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총수가 조사와 재판을 거듭하는 동안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내용과 의혹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오해를 푸는 과정에서도 경영 자원이 낭비된다”며 “가맹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생계에까지 위협을 줄 수 있다. 위법 행위 대해선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을 분명히 하되 결론 전까지 수사 절차는 신중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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