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 총격 과실치사' 볼드윈, 사건 기각 판결로 징역형 면해

배우 알렉 볼드윈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기각 결정이 내려지자 눈물을 흘리면서 변호인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이석무 기자] 영화 촬영장에서 배우 알렉 볼드윈이 들고 있던 소품용 권총에서 실탄이 격발돼 촬영감독이 숨진 사건에 대해 현지 법원이 과실치사 혐의 기소를 기각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 지방법원 메리 말로우 소머 판사가 이날 검사의 증거 은폐를 주장한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사건을 기각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일어났다. 영화 ‘러스트’(Rust) 세트장에서 주연 배우였던 볼드윈이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실탄이 발사됐다. 이로 인해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이번 재판에서 예상을 뒤엎고 기각 판결이 나온 결정적 계기는 ‘총알’이었다. 볼드윈 측 변호인은 사건을 처음 조사한 샌타페이 보안관 사무실이 실탄을 증거로 확보했음에도 이를 조사 파일에 올리지 않았거나 실탄의 존재를 변호인 측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머 판사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는 “재판 중 이 증거가 늦게 발견돼 소송 절차의 공정성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주 정부의 증거 은폐는 악의에 가깝다”고 밝혔다.

볼드윈은 기각 판결이 나오자 안경을 벗고 두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이어 옆에 앉은 변호인 및 피고인석 바로 뒤에 있던 아내와 포옹을 나눴다.

볼드윈은 이번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최대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앞서 볼드윈과 함께 기소된 무기관리자 구티에레즈 리드는 지난 4월 과실치사 유죄 판결을 받고 1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아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뉴욕 타임즈는 “볼드윈은 거의 3년 동안 이 사건으로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번 판결로 상당 부분 부담을 덜게 됐다”고 짚었다.

다만 볼드윈은 이번 기각 판결로 징역형은 피했지만 여전히 허친스 촬영감독의 남편이 제기한 민사 소송을 앞두고 있다. 허친스 감독 남편의 변호인은 이날 성명에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민사재판 배심원들이)헐리나 허친스의 무고한 죽음과 관련된 볼드윈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