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용 바딧 대표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축산 농가에선 소 한 마리 한 마리가 아픈지, 제대로 먹고 있는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며 “소가 몸으로 보내는 신호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바꾸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축의 이상 징후를 제때 발견하면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폐사 등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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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출발점은 의료기기였다. 신 대표는 심전도 등 사람의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개발하다가 가축의 행동을 정밀하게 측정하려던 축산 연구자들의 제안을 계기로 적용 분야를 넓혔다. 지금까지 축적한 소의 행동 데이터는 5100만건, 누적 분석 시간은 2600만시간을 넘어섰다. 신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소의 행동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파머스핸즈는 농가에서 가축의 폐사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바딧에 따르면 2020년 송아지 256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증에서 이 기술은 폐사율이 평균 13%에서 약 1%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 농장주가 스마트폰으로 기침과 사료 섭취 행동의 변화를 확인하고 건강 이상에 조기에 대응한 결과라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번식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활용된다. 소는 수정에 적합한 시기를 놓치면 다음 기회까지 약 21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만큼 새끼를 낳은 뒤 다시 임신하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져 송아지 출산은 늦어지고 사료비 부담은 커진다. 파머스핸즈는 암소의 행동 변화를 분석해 적절한 수정 시기를 알려준다. 일부 농가에선 50~60% 수준이던 수태율이 파머스핸즈 착용 이후 90%까지 높아졌다.
기술 고도화와 농가 보급엔 정부 지원도 뒷받침됐다. 바딧은 2024~2025년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한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에 참여했다.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소의 고온 스트레스 감지·축사 환경제어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해엔 스마트축산 패키지 보급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부 지원을 활용한 해외 실증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케냐 13개 농가에 파머스핸즈를 보급한 결과, 송아지 폐사율이 평균 32.6%에서 0.6%로 낮아졌다. 지난해엔 조달청의 해외 실증사업을 통해 케냐·네팔·우간다 농가에 센서 560대를, 올해는 KOICA의 혁신제품 수출선도형 시범구매 사업으로 케나·키르기스스탄에 센서 160대를 보급했다.
해외 실증은 유료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케냐에선 농가가 직접 월 구독료를 내고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정부 보조사업에 의존하던 초기와 달리 자체 비용으로 도입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현재 파머스핸즈를 사용하는 국내 소는 약 1만 4000마리이며, 보급·실증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14개국이다. 바딧의 매출액도 2022년 약 3억원에서 지난해 11억원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도 기술 검증과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바딧은 지난 7월 웨스턴켄터키대 스마트 홀스타인 연구소와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연구소는 기존 센서 50대에 이어 올해 30대를 추가 주문했다. 바딧은 미국과 케냐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 영업과 현지 농가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소의 건강과 사육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축산물의 품질관리와 유통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자랐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를 축산물의 가치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는 “농가가 건강해져야 가축을 건강하게 만들 여력이 생긴다”며 “농가의 생산성 개선이 건강한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작 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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