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韓 임금격차 日보다 커…대기업 임금인상 자제해야"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우리나라 직장인의 월급이 20년 사이 일본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는 대기업 임금인상이 높아지며 중소기업과의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커졌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기 고양 원당역에서 원흥역 구간에서 단전이 발생, 대화에서 구파발역간 상·하행선 열차가 중단되자 회차하는 하행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기 위해 구파발역이 직장인 등으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총이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의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의 정액급여와 특별급여의 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2002년 179만8000원으로 일본(385만4000원)의 46.7% 수준이었다. 2022년에는 399만8000원으로 일본(379만1000원)을 넘어섰다.

기업 규모별로 봐도 2002년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은 각각 228만4000원, 160만8000원으로 일본보다 낮았는데 2022년에는 모두 일본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은 각각 588만4000원, 339만9000원이었다. 일본은 대기업 443만4000원, 중소기업 326만9000원이었다.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임금인상률을 보면 2002~2022년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157.6%에 달했다. 반면 일본 대기업 임금은 20년 동안 오히려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중소기업 임금은 2022년 31만700엔에서 2022년 33만2500엔으로 7.0% 인상된 반면 우리 중소기업 임금은 160만8000원에서 339만9000원으로 111.4%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022년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57.7로 일본(73.7)에 비해 낮았다.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더 큰 것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2002년에는 일본(64.2)이 우리나라(70.4)보다 낮았지만 이후 20년 동안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우리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확대됐다”고 말했다.

하 본부장은 “우리는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초래된 임금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