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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환차손 대비한 기업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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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06.11.20 09:52:00

엔저 극복한 기업들
회로기판 수출 테라비전 달러 결제전환·선물환 적극 활용 換차손 줄여
장기적 엔저 해결책은 구조조정 통한 원가절감

[조선일보 제공] 충북 보은의 대영식품은 올 들어 ‘엔저(低)’ 속에 경영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그나마 경쟁 업체들에 비하면 여유가 있다. 2004년부터 3년째 환율변동보험을 들어 그때그때 떨어지는 환율에 해당하는 만큼의 차액을 보전(補塡)받고 있는 데다 구조조정을 통해 환율에 대한 내성(耐性)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주력 수출 품목은 껌과 초콜릿. 일본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일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엔저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100엔당 원화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진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004년(18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125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도 적자를 내지 않은 건 환율변동보험에 가입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떨어진 환율만큼 보험에서 보전이 됐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초 170~180명이었던 이 회사의 생산 인력은 올해 110명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원가도 크게 절감했다. 이 회사 하모 이사는 “지금보다 더 약세를 보인다면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현재 수준의 환율은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변동보험으로 환 위험 회피=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 무역업을 하고 있는 N사(社)는 올해 초 선물환 거래를 통해 엔저로 인한 환차손을 크게 줄였다.

연초 환율은 100엔당 850~860원 수준. 경쟁 업체나 거래은행에서는 “이제 환율이 바닥까지 왔다”며 대부분 선물환 거래를 꺼렸지만 이 회사 A사장은 “엔저가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다”며 6월 말까지 수입대금에 해당하는 엔화를 모두 선물(先物)로 매각했다. 이 회사 사장은 “일본 경기와 환율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변동보험 가입이나 선물환 거래 등을 통해 엔저 위험을 회피하는 업체는 급증하고 있다. 환율변동보험 가입 업체는 올 10월 말 현재 75개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이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그 동안 엔화는 달러에 비해 환율 변동이 적어 가입 고객이 거의 없었지만 올 들어서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결제 통화를 달러로 전환=TV 회로 기판 수출업체인 테라비전은 대일 수출물량에 대한 결제 통화를 달러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엔저의 파고(波高)를 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 3500만 달러 중 대일 수출은 800만~900만 달러로 약 20~30%의 비중. 이전에는 엔화로도 대금을 받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일본 업체들과 신규 계약을 맺으면서 대부분 결제 통화를 달러로 전환했다. 엔화의 평가 절하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전자업체 JVC와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도 결제 통화를 달러로 바꿨다. 또 불가피하게 엔화로 들어올 때는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차손(換差損)을 예방했다. 김수태 사장은 “지난 2년간 엔화는 25% 이상 떨어졌다”며 “10% 남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환 위험을 예방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부도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비전은 원가 절감 방안에도 부심하고 있다.

 


◆엔저로 웃는 기업도 있다=엔저가 반가운 기업도 있다. 일본 소비재를 수입 판매하는 업체와 전통적으로 일본 수입이 많은 전기·전자·기계 업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엔저 환차익(換差益)을 얻고 있다.

전기·전자제품의 경우 올 10월 말까지 일본 제품 수입금액이 작년 동기에 비해 3.1% 줄었다. 수입 물량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엔화 약세로 대금 지급 부담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CD 총괄의 한 관계자는 “LCD 제품의 대일(對日) 수출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장비 수입에서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Keyword … 換변동보험 환(換)변동보험은 기업들이 환율변동으로 입게 되는 손실은 보상하고, 이익은 환수하는 제도다.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면 달러나 엔화, 유로화로 계약을 하더라도 고정 환율로 환산된 원화로 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안정된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환율 등락에 따른 환차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주로, 수출보험공사가 보장하는 환율(보장환율)과 결제 시점의 환율(결제환율)과의 차이에 따른 손익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의 선물환거래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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