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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중국차 질줄할 때 멈춰선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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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I 2026.08.24 0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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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현대차 노조는 지난 21일 2016년 이후 10년 만에 하루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노조원 기준 60시간, 생산라인 가동중단은 120시간에 달한다. 업계는 누적 생산차질을 약 5만 5200대, 매출차질을 2조 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파업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권리 행사에는 책임도 따른다.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이번 파업이 정당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대차의 2025년 전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 3100만원이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한국 전체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 약 5000만원 대비 2.6배 안팎이다. 근로시간도 법정 주 52시간 상한제 보호를 받는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과거 산업화 시대 근로자와는 근로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공장 밖 상황은 심각하다. 올해 1~7월 국내 신규 등록 전기승용차 가운데 중국산 차량은 7만 9580대로 39%에 달했다. 여기에는 중국산 테슬라도 포함되지만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도 놀랍다. BYD는 올해 7월 2846대를 판매해 BMW와 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로 올라섰다.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은 더 이상 낮은 임금이나 값싼 가격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BYD는 2025년 한 해 연구개발에 최근 환율 기준 약 13조 1000억원을 투입했다. 연구개발 인력만 12만 7여명에 달한다. 매출액의 7.9%를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AI에서 기술혁신을 거듭하면서 빠른 개발과 생산 전환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와 로터스 등에 대한 인수·투자를 통해 기술과 브랜드,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했고 중국 업체들은 이제 유럽에 연구개발센터와 생산거점까지 구축중이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신차시장 점유율은 올해 6월 사상 처음 10.9%까지 올라섰다. 세계 최강 독일 자동차산업은 흔들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간접비가 경쟁업체보다 30% 이상 높다며 대대적 비용 절감에 나섰고 대규모 인력 감축도 거론하고 있다. BMW·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중국 시장에서 판매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차도 안전하지 않다.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로봇, 피지컬 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2028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려는 것도 당연하다. 이러한 혁신을 늦춘다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자리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은 노사 간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협조게임이다. 근로자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경영진은 투자와 공격적 전략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주주는 위험자본을 제공하고 연구원과 엔지니어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전기차·SDV·로봇·AI 시대에는 실제 미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연구개발 인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모두가 기업의 파이를 키우고 그 성과를 미래투자와 합리적 배분으로 이어가는 새로운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필자는 오랫동안 중국 자동차산업의 도전을 경고해왔다. 이제는 ‘중국의 추격’이라는 표현조차 설 땅을 잃었다. 일부 분야에서는 우리가 오히려 중국을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 시작됐다. 생산라인을 세우고 더 많은 몫을 요구하는 파업은 노조 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조국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으라”고 했다. 이제 현대차에도 이 질문을 던질 때다. “현대차가 나에게 무엇을 더 줄 것인가”를 묻기에 앞서 “나는 현대차가 살아남아 세계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지금은 생산라인을 멈춰 세울 때가 아니라 노조도 경영진·연구진·주주와 함께 현대차의 미래를 키우는 진정한 협조게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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