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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이번 절충안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과 수의계약을 체결하여 사업을 주도하고, 한화오션은 협력하는 ‘주도-협력’ 방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최근 함정 수출사업을 위해서 두 업체가 원팀(One Team) 구성에 합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기존의 수의계약 관행과 다를바가 전혀없다.
다시 말해서, HD현대중공업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위한 주계약자로 방위사업청과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오션과는 자의적 판단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있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 사업 추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경쟁계약의 원칙을 가볍게 여겨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수의계약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업체간 상생협력을 촉진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경쟁업체 간 계약체결 사항까지 관여 혹은 중재하는 모습은 업체간 담합을 조장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법률과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첫째, 국가계약법과 방위사업법은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수의계약 체결을 인정하고 있다. 둘째, 복수의 업체가 방산업체로 지정된 상황에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복수 방산업체 지정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 뿐만 아니라 방산업체 지정의 본질적인 의미와 효력을 의도적으로 무력화시킨 것이다.
셋째, 사업 수주를 위해서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취득 및 누설하여 법적 처벌까지 받더라도 해당 사업에 대해 추가적인 수의계약 체결이라는 예외성까지 이례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사실상 특혜에 해당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넷째, 경쟁입찰을 통해 가격 및 방산물자 품질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국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까지 침해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추진된 18차례의 함정 건조 사업에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위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제시한 절충안을 미뤄보았을때 사실상 HD현대중공업의 수의계약 주장에 손을 든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과거 함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본설계 사업 수주를 위해서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역대급 군사기밀을 탈취 및 누설한 것이 확인되었지만 기본설계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은 과거에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사례였다. 이젠 그 업체가 동일 함정 사업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라는 후속사업을 수의계약까지 한다는 것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함정사업 기본설계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방위사업관리규정이 2007년 제정된 이후 어떻게 개정되었는지 살펴보아도 그와 같은 일은 일어날 수도 없었고 일어 나서도 안 된다.
방위사업청은 관련 규정을 여러 차례 개정하여 당연하게 추진되었던 수의계약 체결에 대한 정책적 제한을 강화시켰다. 2012년 이전까지 적용된 규정(제130조 함정연구개발의 원칙)은 수의계약 체결을 원칙으로 하였고, 2012년 개정(제101조 일반 무기체계연구개발 사업관리 기본절차)을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수의계약 체결에 있어 제한을 두었다. 그리고 2019년 개정(제89조 기본설계 결과에 따른 조치)에서는 특별한 사유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 방지를 위해서 ’위원회 또는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게끔 하였다.
이 같은 규정 개정의 방향성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의계약 원칙으로 체결했을때 주요 장비 결정 및 원가 산정 등에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했었고, 수요자인 군의 요구 사항 역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사례들의 재발을 방지하고 수의계약 체결의 예외성을 보다 강화시키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화오션 및 HD현대중공업과 함께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조선’의 전략적 역량을 더욱 강화시켜 지상 및 공중 전력 중심의 ‘K-방산’ 수출에 새로운 축을 마련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평가된다. 방위사업청이 국내 사업에서도 제대로 된 협력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더 많은 사업 난관이 예상되는 해외 사업 수주에 있어 무엇을 제대로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은 함정 사업 원팀 지원을 위한 경험과 사례도 없고 관련 규정 역시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의지’가 전부인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이 철저한 검증과 노하우 없이 기업 지원책을 모색할 경우 해외 함정 사업 규모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국가들이 불공정한 조치로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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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구매국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 환경을 비롯해 지리적 위치, 기후 등 자연 조건 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들이 그간 국내 함정 사업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과 노하우로는 부족한 새로운 도전 요소들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사업적 난관을 해결하는데 있어 누가 주도하고 누가 협력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여 기업들이 서로의 전문성 등을 어떻게 융합시키는냐가 핵심이다. 또한, 기업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국가 관계의 특수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의 예외성을 인정하고 방산업체로 지정된 복수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제고시키기 위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경쟁계약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다. 다만, 방위사업청 주도로 해외 함정 사업 성공적 진출을 위한 업체간 전략적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위사업법 등이 보장하고 있는 ‘공동수급체 계약’ 혹은 ‘공동투자에 따른 협약’이 차선책으로 고려될 수 있다.
과거 고난이도의 중형 잠수함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 위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장보고-III급 잠수함’의 기본설계를 공동으로 추진한 선례가 있다. 최초의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인 KDDX 상세설계를 두 업체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선도함과 후속함을 동시에 업체별로 건조하게 되면 잠수함에 이어 수상함까지 공동 개발 및 건조에 필요한 협력의 노하우를 습득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공동사업 방식은 해외 함정 수주를 위한 원팀 경쟁력을 검증하는 사업 규모와 시간적 타이밍 측면에서 최적의 ‘전초전’ 성격의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이 하나의 사업을 복수의 업체와 공동으로 계약할 경우 사업을 관리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책임을 면제하는 선제적 조치만 이뤄진다면 KDDX 사업 관리를 통해 해외 사업 수주를 위한 업체간 원팀 협력에 필요한 법적 그리고 제도적 장치가 성공적으로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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