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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朴, 건강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됐다. 박 전 대통령과 윤 후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수사검사와 피의자’로 만났던 묘한 인연이 있다.
문재인 정권의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후보가 2017년 10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와 이어진 ‘적폐 수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속했던 정당의 대선 후보다.
우선 윤 후보 입장에선 박 전 대통령 사면이 결정된 이후 연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을 밝히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는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틀 뒤인 30일 대구에서는 친박(친박근혜) 단체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며 손을 내밀었다.
또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 당사에서 열린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아주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부진한 지지율을 반등하기 위해서는 집토끼(보수층)부터 단단히 붙들어 매야 하기 때문이다.
◇ 朴, 국정농단 정면 반박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의 손을 선뜻 잡을 지에 대해선 야권 내부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보수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지원하고 나서는 것은 곧 자신을 중형으로 이끈 윤 후보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공개된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윤 후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2017년 10월 추가 구속영장 발부의 부당함을 거론해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재판 전반에 대해 강한 원망과 억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며 “부족했을지는 몰라도 부패와 더러움에 찌든 삶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최순실 씨와 국정농단 공범으로 엮이면서 ‘묵시적 청탁’, ‘경제공동체’ 등 혐의를 쓴 데 대해 정면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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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후보는 검찰에 재직시절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거듭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31일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공직자 신분으로서 법 집행을 한 부분”이라며 “저는 지금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옥중서신을 엮은 책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저는 지금 정치인이다. 제가 공직자 신분으로서 법 집행을 한 부분과 (달리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국가를 위해서 다 크게 기여 한 분들에 대한 평가와 국민의 통합 이런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박 전 대통령이 하여튼 건강 회복이, 좀 빠른 쾌유를 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의 손을 잡아줄지 68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