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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칼럼니스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근 미 육군 계약을 “놀라운 승리(surprise win)”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는 지난달 미 육군의 기동전술화포(MTC·Mobile Tactical Cannon) 프로그램 시제품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미 육군은 우선 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6문을 공급받고 추가 12문에 대한 옵션을 포함해 최대 18문을 시험할 예정이다. 계약의 총 누적가치는 최대 2억6290만달러(약 3565억5000만원)다.
중요한 것은 이번 계약 자체보다 그 이후다. 류 칼럼니스트는 이번 계약이 향후 70억달러(약 9조5000억원) 규모의 미 육군 조달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한화가 최종 사업까지 따낸다면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장악해온 세계 최대 방산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美 공급망 최소 50%로 높여야”
류 칼럼니스트가 가장 강조한 것은 현지화다. 현재 한화 K9 자주포 공급망 가운데 미국에서 조달되는 비중은 약 40%다. 미국 국방부의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 잡으려면 이를 최소 50%로 높여 한국의 제조 경쟁력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바이 아메리칸’을 둘러싼 정치적 반발이나 관세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000880)가 해외에서 이미 이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폴란드에서는 700문 규모의 K9 계약을 바탕으로 기술이전과 현지 부품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지 방산기업과 유도미사일 생산 합작법인도 설립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유럽 첫 생산공장을 건설하면서 현지화 비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 역시 미국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앨라배마에 생산시설을 임차하는 등 미국 내 안정적인 생산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MTC 계약 발표 당시에도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류 칼럼니스트는 현지화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역설적인 조언도 내놨다. 한국 방산업체가 서방 경쟁사를 상대로 수주를 확대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은 검증된 무기와 경쟁력 있는 가격뿐 아니라 빠른 생산·납품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업체와 노동력을 육성하면서도 한국 제조업 특유의 효율성을 잃어서는 안 되며 미국 생산역량이 성숙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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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류 칼럼니스트는 지난해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조지아 배터리공장에서 이민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수백명이 구금된 사건을 거론하며 한국에서 구축한 산업 생태계를 미국에 그대로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한화가 미국에서 성공할 경우 파급효과가 미 육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오션(042660)은 이미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하고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 사업에 진출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에릭 주·조지 퍼거슨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서 한화 무기의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화의 미국 공략은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육군의 획득·군수·기술 분야 최고책임자인 브렌트 잉그러햄 차관보는 지난달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을 찾아 차륜형·궤도형 K9과 천무 등의 생산시설과 자동화 공정을 직접 살펴봤다. 한화 측과 미 육군 현대화를 위한 한미 방산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급등한 주가, 美 시장이 시험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지막 대목이 가장 눈에 띈다. 류 칼럼니스트는 해외 매출 확대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도 역사적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가에 반영된 높은 기대를 정당화하려면 새로운 시장과 더 큰 규모의 수주가 필요하며, 미 육군의 장기 사업을 최종적으로 따내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최대 2억6290만달러 규모인 현재 계약의 의미도 액면가보다 훨씬 크다고 봤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수십년간 쌓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무기 부족을 빠르게 메우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이제 한화의 과제는 그 경쟁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이다.
류 칼럼니스트는 한화가 미국이 주목하게 만든 한국 방산의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 MTC 수주는 미국 시장 진출의 결승점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험의 시작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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