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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경제 동향과 경기판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1분기(-0.2%)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0.3%에 그치며 크게 둔화했고, 설비투자(–1.8%)와 건설투자(–3.9%)도 감소했다.
올해 경기 흐름도 아직 완전히 돌아서지 않았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포인트로 전월과 같아, 여전히 하락 국면에 머물렀다.
다만 일부 실물 경기 지표에서는 경기 저점 통과 가능성을 시사하는 변화도 감지된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0.6%에서 올해 1월 2.3%로 확대됐고, 1월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6.8% 증가하며 반등 신호를 보였다.
하지만 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시공을 완료한 공사 금액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액은 1월에 전년 대비 8.3% 감소했다.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1월 청년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6.8%로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신규취업자는 1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수출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이다.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33.8%, 2월은 29.0%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60.8% 급증하며 전체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18.4%에서 37.3%로 급등했다. 다만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일부 산업은 부진해 수출 내부에서도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관세 장벽·유가 급등 우려…수출 버팀목 흔들 변수는
수출이 한국 경제를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의 길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위험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확대하는 방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에너지 가격 불안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유가 상승이 곧바로 물가와 내수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80달러 수준만 유지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15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2.9%포인트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주원 현경연 연구본부장은 “국제 유가의 급등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서민들의 실질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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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건설투자 침체도 경기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조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으로 건설 경기가 장기간 위축될 경우 고용, 소비 등 내수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 본부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방향성은 저점에서 중장기 성장 추세에 접근하는 우상향으로 예상되나,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경제성장력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의 K-양극화, 수출 산업 내 디커플링 등의 성장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민간 주체들의 체감 경기는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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