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8300~9500원)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하고 오는 20~23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인수단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5일이다. 지난 4~10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2007개 기관이 참여해 198.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금액은 약 58조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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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좌초…상장 족쇄였던 FI와의 ‘가격 싸움’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승인을 받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증시 환경이 악화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채 2023년 상장을 철회했다. 고평가 논란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시장 여건이 겹친 까닭에 밸류에이션을 받기에 최악의 환경이었던 실정이었다.
지난 2024년 10월 두번째 상장 시도도 끝내 무산됐다. IPO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상장 걸림돌이 된 것은 재무적투자자(FI)와의 눈높이 차이였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7월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 가운데 7250억원을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신한대체투자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 JS프라이빗에쿼티, 컴투스 등이 투자했다. 계약에는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BC카드의 콜옵션과 드래그얼롱 조항, IPO 완료일까지 연 8%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 수익 보장 구조가 계속해서 상장의 족쇄로 작용했다.
두 번째 상장 추진 당시 공모가 희망밴드는 9500~1만2000원으로, 시가총액 기준 3조9586억~5조3억원 규모였다. FI는 이 밴드 하단 기준으로 46%, 상단 기준 85% 수준의 수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 수익을 우선 반영한 공모 희망가는 시장 눈높이와 괴리가 높았고, 결국 케이뱅크는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 대비 높은 몸값을 지적받으며 부진한 수요예측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부분 기관이 밴드 하단 또는 그 이하 가격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공모가를 낮추고 물량을 줄이는 방안을 FI에 제안했지만 상당수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FI들의 투자 단가는 6500원이었고, 공모가를 조정해 8500원 안팎으로 맞추면 계약상 수익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음에도 추가 수익을 고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사측과 FI간에 공모 조건을 조정하지 못한 채 두번째 상장도 무산됐다.
상장 실패는 재무구조에도 부담이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7250억원은 콜·드래그 조항이 걸려 있어 자기자본으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IPO에 성공해야만 보통주 자본으로 반영돼 건전성이 개선되고 대출 여력도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FI들에게도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계약상 기한 내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BC카드가 콜옵션을 행사하는 조건이 있었어도, 비금융주력자 규제로 지분 34% 이상 보유가 어려워 현실성이 낮았다. 드래그얼롱을 통한 매각도 상장보다 높은 가격을 인정해 줄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몸값 조정’과 보상 합의…투자자 달래고 달래서 상장
세 번째 도전에서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를 8300~9500원으로 낮추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을 3조3672억~3조8541억원 수준으로 조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3673억원이다. 공모 주식 수도 8200만주에서 6000만주로 줄였다. PBR은 1.38배로 카카오뱅크(2.03배)보다 낮다.
두 번째 도전 당시 핵심 실패 요인이 고평가 논란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가격과 물량을 조정해 기관 부담을 덜었다.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카카오뱅크 주가가 오르며 상대적 밸류 비교 부담이 완화된 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번번히 발목을 잡았던 FI를 달랠 카드도 마련했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지난해 11월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등과 계약을 체결, 추후 확정될 공모가가 IRR 8%를 적용한 적격 공모가 9250원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보상 한도는 1100억원이다. 공모가가 하단인 8300원으로 정해졌음에도 FI들이 상장에 제동을 걸지 않은 배경이다.
특히 FI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된 것이 오히려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 차액 보상을 받게 돼 당장 현금을 받게 된 데다,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할 경우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5500선을 넘어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장 후 주가 상승 차익을 노려볼만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상장 이후에도 성장성 입증 과제 남아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에도 성장성 입증 과제가 남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면 영업 기반이 제한된 구조상 가계대출 비중이 80~9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6·27 대책 등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성장 여건이 제약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대출 중심의 외형 확대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새로운 성장 축 확보 과제가 있는 실정이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소기업(SME)·소상공인 금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심사 역량을 고도화해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하고, 플랫폼 확장과 신사업 투자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대환 범위를 제2금융권 전반으로 넓히고,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SME 금융으로 성장 축을 전환할 수 있을지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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