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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에 따르면 인텔은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텔 비전’(Intel Vision)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콘퍼런스의 하이라이트인 탄 CEO의 기조연설은 ‘새로운 인텔’(A New Intel)이라는 제목으로 31일 오후 2시~2시 45분(한국시간 4월 1일 오전 6시~6시 45분) 이뤄진다.
탄 CEO는 지난해 12월 사임한 팻 겔싱어 전 CEO에 이어 지난 12일 CEO 자리에 임명됐다. 그는 기술 투자자이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의 전 CEO이다. 인텔 이사회 이사로서도 오랜기간 역임해왔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그의 전문성과 인텔 이사로서 인텔의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조연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일부 사업 매각 등을 발표할 지 여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가 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에 인텔에 대한 합작 투자를 제안하고, 브로드컴은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후파이낸스는 월가 애널리스트 4명과 전·현직 인텔 직원 10명을 인터뷰한 결과 인텔이 당장 사업을 매각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레스곤은 “만약 인텔이 분할된다면 파운드리 부문은 즉각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인텔 반도체가 자사의 내부 제조공정에 맞춰 설계되는 만큼, 설계 부문을 분리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탄 CEO는 파운드리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해 AI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함께 인텔을 세계적 수준의 제품회사로 회복하고 세계적 수준의 파운드리로 자리매김하고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애널리스트와 전직 임원들은 인텔이 회복하기 위한 과제로 △더 많은 외부 대형 고객 유치 △1.8나노 공정의 성공 △AI반도체 제품 출시 등을 꼽았다.
인텔은 2009년 독립형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 프로젝트인 ‘라라비’를 중단했고 2017년에는 자체 GPU 개발에 착수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 1월에는 고성능 AI GPU ‘팔콘 쇼어스’ 프로젝트도 사실상 종료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인텔 임원 역시 “인텔은 초기 몇 년간의 재무성과에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의사결정을 할 때가 있다”며 “만약 장기적으로 그 시장에 머물고자 한다면 1세대에서는 손실을 보더라도 시장 진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느리고 관료적인 회사 문화를 개조하는 것 역시 탄 CEO의 과제다. 다만 해고가 가뜩이나 저하돼 있는 회사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험 역시 있다. 이미 인텔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이사회 개편부터 이뤄지고 있다. 인텔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공과대학 학장인 추자이 킹 리우 등 3명의 이사가 오는 5월 인텔 연례 회의에서 은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랭크 예어리 인텔 이사회 의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텔은 기술과 자격, 전문성의 적절한 이사회를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립부 탄이 새롭게 합류한 만큼 우리는 인텔의 많은 강점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투자하면서 그에 비례하는 이익을 얻기 위해 사업 전략을 철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