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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추석 놀이 문화도 점차 변해갔다. 전통놀이는 문자 그대로 민속촌에서 할 법한 특이한 체험으로 바뀌었고 화투나 트럼프 카드를 이용한 게임이 일상화 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개인용 컴퓨터가 일상화하고 PC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일가 친척끼리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늘었다. 현재는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까지 추천받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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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날 놀이 끝판왕, 윷놀이와 고스톱
명절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놀이가 바로 윷놀이다. 기원은 고려설과 신라설, 부여설, 더 위로 거쳐 올라가면 고조선설도 있지만 사용하는 용어는 부여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윷의 말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방법인 도(돼지), 개(개), 걸(양), 윷(소), 모(말)은 부여의 귀족 가문 이름인 마가, 우가, 구가, 저가를 연상시킨다.
윷놀이에서는 지역마다 말 4~5개를 이용한다. 선수는 윷을 던져 처음 올린 말을 움직일 수도 있고 새 말을 판 위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또 말끼리 겹쳐서 한 꺼번에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윷놀이가 주사위를 던지며 지정된 칸을 움직이는 단순한 보드게임이면서도 엄청난 전략적 사유를 요구하는 이유다.
윷놀이는 전통적이고 대중적인 놀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민속놀이’이기 때문에 명절 기분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하는 사람은 드물다. 다만 고스톱은 다르다. 고스톱은 명절, 상갓집, MT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게임이다. 때문에 명절마다 친척 어른들 간 고스톱 판이 벌어지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다.
고스톱은 일본의 화투 게임인 ‘코이코이’의 변형판이다. 내 차례에 손에 든 패 1장, 가운데 더미에 쌓아둔 1장을 판에 깔고 그 패와 같은 문양의 패가 있으면 자신이 가져오는 구조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져온 패 1장 당 1점으로 친다.
문제는 대부분 윷놀이나 화투 모두 ‘도박’을 하기 적합한 요소를 지니고 있단 점이다. 윷놀이도 상대방의 말을 잡아 게임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고, 고스톱도 패만 좋다면 점수를 순식간에 뻥튀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값 내기 등 걸린 금액이 적은 경우는 일시오락으로해서 도박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개인의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도박죄가 성립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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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PC와 스마트폰의 시대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놀이 문화도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특히 현재 30~40대들은 2000년 전후를 기점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보급형 PC와 인터넷으로 10~20대부터 컴퓨터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전통적인 놀이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세대다.
남자 친척들이 모였을 때 찾는 가장 보편적인 게임은 다름 아닌 스타크래프트다. 1998년 3월에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테란, 프로토스, 저그 3종족 중 한 진영을 골라 건물을 짓고 전투 유닛을 생산해 적을 섬멸하는 전략 시뮬레이션(RST) 게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PC방 확산세와 함께 인기를 끌어 하나의 하위 문화로 자리잡았다.
대부분의 30~40대 남자는 물론 여자들도 스타크래프트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실력의 차이일 뿐 게임 방법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친척이나 가족끼리 2대 2, 또는 4대 4로 팀을 편성해 게임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굳이 PC방을 찾지 않더라도 비교적 쉽게 친척끼리 게임이 가능해 졌다. 올해 가족 간 명절 게임으로 추천되는 것은 ‘어몽어스’(Among Us)다. 플레이어 사이에서 아군인 척 하는 적을 찾는 게임이다. 참여 인원은 4명에서 10명까지다. 지정된 적은 선량한 사람들을 암살하거나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방해하고, 다른 참가자들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어몽어스 모바일 버전은 구글 플레이나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숨어있는 적인 임포스터를 찾는 마피아 게임 형식 외에도 술래잡기 게임도 진행할 수 있다. 임포스터의 수 등은 해당 게임을 주최한 플레이어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도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