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드라이버들은 일본의 우수한 더트 코스에 빠르게 적응했고, 그들을 위해 준비된 랠리카를 타고 코너를 공략했다. 코너 바깥으로 튀는 돌과, 시야를 가리는 먼지를 뚫고 다음 코너를 향해 달려가는 푸른색의 랠리카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존재, 마쯔다 데미오 랠리카였다.
마쯔다는 국내에 생소한 브랜드다. 그들의 이야기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의 야욕이 하늘을 찌르던 태평양전쟁까지 시계 바늘을 돌려야 한다. 아시아의 맹주, 절대자가 되겠다는 일본은 한반도와 중국은 물론 태평양을 자신들의 지배하에 두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전의는 열도를 강타한 두 발의 원폭으로 인해 모두 끝났다.
태평양 전쟁의 종료를 알린 원폭 중 하나는 일본의 서쪽에 위치한 히로시마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히로시마의 사람들은 산 기슭 뒤쪽에 위치해 원폭의 피해를 피한 동양공업의 공장을 관공서, 병원, 학교 그리고 피난처 등으로 쓰며 그 고통을 이겨냈다. 그리고 동양공업은 히로시마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야구단을 창단했다.
마쯔다 데미오는 1996년 처음 데뷔한 마쯔다의 소형 모델로서 초기에는 포드 페스티바 미니 왜건의 마쯔다 리배징 모델이었다. 1.3L, 1.5L 급 소형 엔진과 여유로운 공간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데미오는 2002년 2세대 모델, 2007년부터 2014년까지 3세대 모델을 선보였으며 2014년부터 4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모터타임 랠리 프로젝트 위드 포르텍의 마쯔다 데미오 랠리카는 바로 3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3세대 모델은 3,885mm의 전장과 1,695mm의 전폭과 1,475mm의 작은 차체와 1,038kg의 가벼운 무게로 경쾌한 드라이빙을 선보인 모델이다. 1.3L, 1.5L 가솔린 엔진과 1.4L, 1.6L 디젤 엔진을 탑재해 일본 및 유럽의 다양한 시장에 판매됐다.
모터타임 랠리 프로젝트의 1차 목표는 일본 내 더트 트라이얼에 출전하는 것이기에 마쯔다 데미오 랠리카 역시 더트 트라이얼을 위한 튜닝이 더해진 차량이 준비됐다. 일본 더트 트라이얼의 ㅇ엔트리 클래스인 PN 클래스의 규정에 맞춰 제작된 마쯔다 데미오는 순정의 콘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레이스카 고유의 감성이 느껴졌다.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레이스카의 핵심인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6점식 롤케이지를 더하고, 브리드 사의 버킷 시트, 레이스 전용 시트 벨트를 적용해 운전자의 안전을 강조했다. 물론 경량화를 위해 2열 시트를 탈거하고 내장재의 대부분을 제거했다.
엔트리 클래스를 위한 차량인 만큼 하체도 순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KYB의 서스펜션을 장착해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웠으며 ATS의 1.5 웨이 디퍼런셜을 장착해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움직임을 확보했다. 실제 육안으로도 전체적으로 순정 모델 대비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수준의 튜닝이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미오 랠리카는 모터타임 랠리 프로젝트 위드 포르텍의 다섯 선수들과 함께 2년 동안 교육, 훈련을 비롯해 더트 트라이얼에 출전할 예정인데, 첫 만남에서 선수들은 이미 데미오 랠리카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공격적이 주행과 과감한 코너 진입으로 교육을 이끄는 카츠히코 다구치에게 ‘어그레시브 최’라는 별명을 받은 최광빈은 “소형 차량이고 많은 튜닝이 되지 않아 더트 주행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섯 명의 다른 성향을 가진 드라이버의 주행에도 불구하고 이틀 내내 최고의 컨디션을 선보여 무척 만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작차와 포뮬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경험한 이율 역시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통해 더트 코스의 다양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 적응이 좀 더 된다면 더 즐겁고 과감하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