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코인 세금 충격…건보료 날벼락 없어야”

최훈길 기자I 2026.02.17 14:00:03

[디지털자산 길을 묻다]<3>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내년 1월부터 코인 수익에 22% 과세인데 준비 미흡
충분한 연구용역·손익통산 없고 과세 곳곳 불확실성
건보료 인상·부과 가능성도, Z세대 불리한 부자 감세
깜깜이 입법 해소해야, 과세하려면 국민 동의 받아야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대로 가면 윤석열 정부 시절 완비되지 않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 인프라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 과세 혼란과 시장 충격이 예상됩니다. 과거 정부가 원인 제공을 했지만 결국 책임은 현 정부가 떠안게 됩니다. 이제라도 ‘뜨거운 감자’인 코인 과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예정돼 있지만 충분한 공론화나 구체적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국민 동의 없는 과세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라도 민심을 경청하는 공론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각각 2022년, 2025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헌법 69조에 따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DB)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대상 소득은 총수입 금액(양도·대여 대가)에서 필요 경비(실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를 뺀 금액이다.

예를 들어 1000만원에 비트코인을 사서 2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 단순 계산에 따르면 250만원까지는 공제되고 750만원에 대해 세율 22%가 적용돼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과세 대상은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에 달한다.

앞서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지만 시행 시기는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나 연기됐다. 투자자 보호 장치, 과세 인프라 미비, 투자자 반발 등이 맞물려서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재정경제부(장관 구윤철)가 발표하는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과세 유예가 담길지, 아니면 예정대로 내년 1월에 과세를 시작할지 주목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에 세금이 부과될지 여부는 재정경제부에서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이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김갑래 위원은 두 가지 과세 혼란을 우려했다. 첫째로 김 위원은 “과거에는 주요 세법 시행 전에 국책연구기관을 통해 과세 쟁점·영향과 제도 정비 방안을 충분히 검토했지만 이번에는 이같은 연구용역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2025년에 과세 유예 결정 이후 구체적인 과세 인프라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주식과 가상자산 간 손익통산이 불가능한 구조가 유지된 상태에서 법 시행이 되면, 전체적으로는 손실을 입고도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의 진단이다. 여기에 스테이킹(코인을 예치해 두고 이자처럼 보상 받는 방식), 에어드롭(무상 토큰 배포),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내년부터 어떤 기준으로 과세가 될지 역시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둘째로는 가상자산 과세가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보료 날벼락’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소득 등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코인 투자 수익이 기타소득으로 잡히면 그만큼 건보료도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수익이 클 경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보료가 새로 부과될 수도 있다.

김 위원은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이후 소득세법 시행령이나 하위 규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건강보험료 징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카지노나 복권 세금이 공익사업에 사용되듯이 가상자산 세금도 같은 논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그는 “가상자산 세금에 더해 건보료까지 오를 경우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인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김갑래 위원 제공)
김 위원은 이러한 과세 불확실성이 특히 Z세대(1997~2006년생)에 불리하고 부자들에게는 유리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부동산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황에서 가상자산은 많은 Z세대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희망의 사다리”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과세 불확실성·혼란이 계속되면 Z세대들은 해외 시장으로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문 컨설팅을 받으며 절세·회피가 가능한 부자들에게 지금과 같은 과세 공백은 부자 감세 혜택”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은 관련 해법에 대해 “현재와 같은 ‘깜깜이 입법’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조세 전문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을 통해 빨리 연구용역을 발주해 대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국회 차원의 가상자산 과세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개적인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동의”라며 공론화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혁명 모두 세금 문제로 촉발됐을 정도로 과세는 본질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며 “아무리 정교한 세법 방안을 만들었어도 국민 뜻이 아니라면 거둬야 한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과감한 과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