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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선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지난 14일 치른 대선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민당(CHP) 대표가 각각 49.51%, 44.88%의 득표율을 얻었다.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1, 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외신은 이변이 없는 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기관 콘다가 지난 20~21일 실시한 조사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이 52.7%,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이 47.3%였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3위였던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의 지지를 얻어 결선 투표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오안 대표가 1차 투표에서 얻은 283만표(5.17%)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 차인 254만표보다 더 많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최장 2033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다. 튀르키예 헌법은 중임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 5년 임기를 보장한다. 이 경우 내각제 시절의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년을 집권하게 된다.
튀르키예 대선은 ‘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 외교·지정학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친러 노선을 고수해온 에르도안 대통령과 의회 민주주의 복구를 주장하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대결은 러시아 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대리전 성격도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하면 튀르키예의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세속주의 이념을 버리고 이슬람주의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수니파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임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등 친러 노선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예상을 깨고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튀르키예 경제·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저금리 정책을 접고 중앙은행의 독립을 보장하는 등 전통적인 시장경제 원칙으로 회귀를 주장해왔다. 또 의회민주주의를 복구하고 서방 국가와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