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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옮기고 車부품 조립하는 로봇…AI 실증무대로 변신한 車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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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6.09.21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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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中 지린성 창춘 제일자동차그룹 지에팡 공장
사람 대신해 AGV가 자재 운반
정밀 조립에도 자동화 설비 구축
0.2㎜ 오차로 타이어 전자동 조립
휴머노이드·양팔로봇 곳곳 배치
차 제조 현장이 로봇 실험장으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등 영역확대
70년 공장 스마트·디지털화 속도

[창춘=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대형 트럭을 떠받친 무인운반차(AGV) 두 대가 공장 안을 돌아 조립 공정으로 향했다. 거대한 로봇 청소기를 닮은 운반차가 트럭을 옮겨오자 산업용 로봇들이 엔진을 차체에 넣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을 마친 트럭은 다시 AGV에 실려 작업자들이 기다리는 세부 공정으로 이동했다. 운반차와 로봇, 사람이 차례로 일을 넘겨받았다.
중국 동부 지린성 창춘시에 위치한 제일자동차그룹(FAW) 지에팡 자동차 공장에서 트럭이 생산 라인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동부 지린성 창춘시에 위치한 제일자동차그룹(FAW) 지에팡 자동차 공장에서 트럭이 생산 라인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AGV로 생산라인 유연성 높여”

16일(현지시간) 찾은 중국 동북부 지린성 창춘의 제일자동차그룹(FAW) 지에팡 공장. 약 70년간 상용차를 만들어온 이곳에서 변화는 제품뿐 아니라 생산라인에서도 진행 중이었다. 사람의 운반 작업을 기계로 바꾸고 자동차 공장을 새로운 로봇 기술의 시험 무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업장 내 모든 물류에 AGV를 적용해 사람이 직접 자재를 운반하는 대신 자동 운반·공급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생산라인의 유연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생산할 차종이나 공정에 맞춰 자재 공급과 작업 흐름을 조정하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정밀 조립에도 자동화 설비가 들어갔다. 위홍지엔 FAW 지에팡 개발 수석연구원은 타이어를 전자동으로 조립하는 ‘타이어 스테이션’을 소개하며 “오차가 0.2㎜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설비에는 3차원 위치 측정 등 10가지 기술을 적용했다. 공장은 AI와 스마트 설비를 생산·품질 관리에 활용하고 주요 제품 성능도 검사한다.

지린성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국의 대표적인 노후 공업기지다. FAW는 1953년 창춘에 첫 자동차 공장을 지었다. 이날 찾은 자동차 박물관에는 초기 생산시설과 부품, 역대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 때 탔던 ‘홍치’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오래된 설비가 산업의 출발점을 보여줬다면 현재 공장의 로봇은 다음 생산 방식을 보여주는 듯했다.

누적 생산·판매량 900만대를 기록한 지에팡은 제품도 바꾸고 있다. 내연기관 트럭에서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로 영역을 넓혔고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생산시설의 자동화와 자동차의 전동화·지능화를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변화는 자동차 공장 밖으로도 이어졌다. 창춘의 메딕즈싱자동차기술은 각 바퀴에 전달하는 동력과 움직임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차체 아래에서 바퀴를 지지하는 섀시(차체) 기술을 바꿔 차량의 주행 방향과 움직임을 더 자유롭게 제어하려는 시도다.

중국 지린성 창춘시 생체모방로봇혁신센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품을 들어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지린성 창춘시 생체모방로봇혁신센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품을 들어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AI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생체모방로봇혁신센터에서는 공장에 투입할 로봇을 개발하고 있었다. 전시한 인간형 로봇은 관절 등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자유도가 51개였다. 머리에는 주변을 살피는 회전 카메라를 달았다. 센터가 개발한 양팔 로봇은 FAW 공장에서 자동차 조정 버튼을 설치하는 작업을 실제 수행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현장이 로봇의 작업 능력을 확인하는 실증 공간이 된 셈이다.

리저 FAW 공장의 지능형 조립 워크숍 부소장은 전통 제조업에서 AI 기술 적용에 대해 “현재 AI의 적용은 이미 큰 흐름이 되고 있다”며 “지금 AI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점차 도태될 수밖에 없고 시대에 뒤처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린성 정부도 자동차와 로봇 산업이 부품 공급망과 제조 기반, 대규모 생산 능력을 공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래 쌓아온 제조 경험을 로봇 개발에 쓰고, 로봇으로 다시 자동차 생산 방식을 바꾸는 구조다. 이는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지린성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린성 정부는 지난 7월 창춘 자동차 박람회를 계기로 체화지능과 자동차 산업이 부품 공급망, 엔지니어링 제조 기반, 공급망 협업, 대규모 생산 능력 등을 공유해 상호 보완성과 협업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린성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엔 자동차 산업을 스마트·전동화를 주요 목표로도 제시했다.

중국 전통 산업의 첨단화는 한국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기존 제조업 생산기지를 그대로 두지 않고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로봇 산업의 시험 기지로 활용하면서 기술 개발의 속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동부 지린성 창춘시에 위치한 제일자동차그룹(FAW) 지에팡 자동차 공장에서 트럭이 무인운반차가 트럭을 나르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동부 지린성 창춘시에 위치한 제일자동차그룹(FAW) 지에팡 자동차 공장에서 트럭이 무인운반차가 트럭을 나르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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