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업황에 대해 “양적인 확장 없이 선가를 높여가면서 만들어낸 호경기이며, 이 선가는 역사적인 고점을 경신하고 장기간 우상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2000년대에 나타난 슈퍼사이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선사들이 건조 캐파를 늘리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조선사들은 선종과 선형을 압축해서 제한적인 건조 슬롯만 판매하되, 선주에 제시하는 슬롯의 가치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기에도 일감 공백없이 슬롯을 타이트하게 운용하면서 선가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 선가를 부담하는 고객은 동일한 물동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배를 동시에 투입해야 하는 선주사”라며 “상선 발주량은 주로 해상 운임 등락에 1년 가량 후행해서 증감하는데, 홍해 사태로 촉발된 톤마일 증가세에 힘입어 해상 운임은 지난해 대비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를 늘리거나 친환경선 위주로 선대를 교체하기 위한 재원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수주 절벽이었던 컨테이너선 발주가 대형 선사 위주로 생겨나기 시작한 이유”라고 전했다.
강 연구원은 “조선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이번 상승 주기에서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좋은 수주 잔량을 확보한 HD현대삼호의 지분가치를 반영해 HD한국조선해양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HD현대삼호는 수주, 매출, 이익간 연결고리가 가장 빠르게 형성된 조선사”라며 “본격적으로 수익성 개선 국면에 접어든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미포(010620)의 지분가치까지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은 언제 매수하든 부담 없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화오션은 단기 매수하기 적절한 조선사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정 지연으로 인한 2분기 실적 부진과 보호예수 해제 물량의 지속적인 매도세 한화오션 주가는 7월 한달 간 제자리를 걸었다”며 “보호예수 해제 시점 이후 은행 창구 매도 물량 전부가 한국수출입은행 보유분이라고 가정하면, 오버행은 8월 2일 부로 시장에서 모두 소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부별로 하반기 수주 모멘텀이 풍부하며, 선행 공정 정상화를 통한 점진적인 실적 개선까지 감안해 적극 매수 접근할 때”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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