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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금맥캐는 강소기업]⑭세계적 기술력으로 日선박 시장 공략하는 영남메탈

박철근 기자I 2016.09.09 07:00:00

20년 뱃사람서 선박기관 부품 만드는 사업가로 변신
UAE 시작으로 전 세계 40여개국에 파이프 커플링 수출
그린 커플링으로 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바다를 천직으로 여겼습니다. 20년 넘게 배를 탄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러던 중 배 수리과정에서 ‘커플링’이라는 부품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스위스 파이프 공급업체가 세계 최초로 만든 커플링을 보고 우리도 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바다와 산업현장에서 작업시간 및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상열(68) 영남메탈 대표는 바다가 좋아 부산해양고를 졸업하고 1962년 배에 올랐다. 승선 7년 만에 기관장을 맡은 그는 항해 중에 선박 기관실 누수문제 해결과정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배관에 구멍이 나면 용접이나 로프로 임시처방을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며 “당시 선박 수리 과정에서 본 파이프 커플링이라는 부품을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커플링은 2개의 배관을 연결하고 볼트만 잠그면 배관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이다. 선박뿐만 아니라 수도관, 화학플랜트 건설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여년의 뱃사람 인생을 접고 1986년 창업한 김 대표는 스위스 업체에서 만든 커플링을 구매해 일일이 분석하면서 제품 개발에 나섰다.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진 ‘소구경 파이프 커플링’ 생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졌던 목표가 국내외 조선, 발전소, 석유·화학산업 등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토록 하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국제선급연합회·국제해양기구 등의 승인을 취득하면서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선박배관용 커플링 제조 전문업체 영남메탈의 김상열 대표가 생산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영남메탈)
영남메탈은 지난 1995년부터 법인으로 전환하고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두바이에 배관라인이 첫 수출이었다.

김 대표는 “뱃사람으로 살아와 수출 선적부터 대금 결제까지 모든 수출 단계가 낯설었다”며 “이후 경성대에서 무역과정을 배우고 KOTRA를 비롯한 국가기관의 도움을 받아 수출업무를 익혀 현재는 미주지역과 동남아, 중국 등 4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영남메탈이 집중하는 곳은 일본이다. 2000년부터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일본 커플링 시장 1위 업체를 만나기조차 힘들었다. 김 대표는 “KOTRA 지사화사업에 참여해 KOTRA 이름을 빌려 일본시장을 공략한 끝에 2011년 거래처를 처음 만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던진 승부수는 ‘그린 커플링’이었다. 이 제품은 내구성이 스테인리스 제품의 95% 수준이지만 가격은 35% 저렴하다. 그는 “일본 업체가 그린 커플링에 관심을 보이며 총판 계약을 맺었다”며 “현재는 신제품을 함께 개발할 정도로 긴밀한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이어 러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내달 열리는 마린텍 러시아 전시회에 출품을 할 예정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한 끝에 최근 수출실적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12년 9억9000만원이던 수출실적은 지난해 14억3000만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수출비중도 20.9%에서 30.9%로 10%포인트 상승했다.

김 대표는 “창업 이후 30년 동안 외환위기, 원자재 파동 등 어려운 순간이 늘 있었다”면서도 “미련할 정도로 커플링 기술개발에만 매진해 깊이를 더해 오늘날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영남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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