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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금리에도 다우 0.8%↑…월가는 '실적' 믿는다[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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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0 05: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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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지수 동반 상승…S&P500 사상 최고치 근접
트럼프, 이란 공격 유예·러 경유 공급 합의 발표
3Q 기업이익 25~30% 증가 전망…은행 실적 주목
AI 기술주 반등했지만 반도체 약세…투자 수익 이슈
美10년물 5.24%·브렌트유 104달러…불안 요인 지속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24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도 뉴욕증시가 반등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까지 겹쳤지만 월가의 시선은 다음 주 본격화하는 기업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비용과 금리 부담을 뛰어넘을 만큼 기업들이 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증시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3% 상승한 5만1654.9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9% 오른 7811.54, 나스닥종합지수는 0.64% 상승한 2만7366.17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주간 기준 상승세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다시 근접했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것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와 기술주 반등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세계시장에 수백만t의 경유가 추가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에 뉴욕증시는 장 후반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만 유가가 뚜렷하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72달러에 마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피격 소식이 추가로 전해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24%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장이 지정학적 위험을 완전히 떨쳐냈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베어드의 투자전략 분석가 로스 메이필드는 로이터에 “백악관과 중동 당사자들로부터 상반된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며 “시장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이날 상승세도 비교적 완만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한 배경에는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최근 7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올해 3분기 기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다. 금융정보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30.6%로 집계했다. 기관별 차이는 있지만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에드워즈자산운용의 밥 에드워즈는 블룸버그에 “기업 실적이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에드워드존스의 제임스 매캔 역시 다양한 업종에 걸친 견조한 이익 증가가 올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으며 앞으로도 시장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주에는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이 실적을 공개한다. 월가 주요 은행의 3분기 주식거래 수익은 약 190억달러(약 25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가 51억달러, 모건스탠리가 49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에 부응할지가 증시의 다음 시험대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AI 관련주의 움직임은 엇갈렸다. 전날 AI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우려로 나스닥지수가 1%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은 소프트웨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상승했고 팔로알토네트웍스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사이버보안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엔비디아는 0.5%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도 사라지지 않았다. CNBC에 따르면 오픈AI는 9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이 500억달러 수준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 알려진 680억달러와 차이가 나면서 AI 기업의 성장성과 매출 집계 방식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기존 수치에는 협력사의 총매출이 포함돼 있어 두 숫자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바이털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AI 관련주의 매도세가 과도하게 쏠렸던 투자 포지션을 해소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AI 기업의 사업 수익성에 대한 의문과 AI 관련 기업들이 쏟아내는 대규모 주식·채권 발행에 대한 시장의 부담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술주가 하루 반등했다고 곧바로 강한 상승세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개별 종목에서는 스페이스X의 미국 전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자산 인수 계약이 눈길을 끌었다. 위성통신 사업을 확대하는 스페이스X가 기존 이동통신업체와 직접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에 T모바일과 AT&T, 버라이즌 주가는 급락했다. 반면 건강보험사 휴매나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품질평가 개선에 힘입어 급등했다.

고금리 부담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5.243%로 전날보다 0.011%포인트 상승했다. 높은 장기금리는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성장주에 특히 부담이 된다. 여기에 고유가가 물가를 다시 자극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장의 변수로 남는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은 “기업 실적과 AI 투자가 성장주를 지지하는 강력한 요인이지만 높은 장기금리,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위험, 일부 종목에 집중된 상승세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감당할 여지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의 향방은 기업 이익 증가세가 고유가와 고금리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다음 주 은행권 실적과 주요 물가지표는 시장이 기대하는 기업 성장과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동시에 시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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