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개편안 공개를 연거푸 미룬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복지부는 지난 26일 예정했던 기초연금 개편안 발표를 연기한 데 이어 28일 ‘사전설명회’도 불과 1시간 전 취소했다. 복지부는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못했다”고 이유를 댔지만, 수급 대상자인 고령층 표심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끼어들었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실제로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또는 청와대 정무 라인을 통해 간접으로 복지부에 개편안 수정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안에서는 복지부의 개편안에 대해 이견이 심각하게 제기된 적이 없다. 복지부는 지난 3월 이후 ‘하후상박’ 원칙에 입각해 기초연금 개편을 추진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번 안을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관련 부서와 협의도 거쳤다. 그러니 개편안 발표를 예고한 시점에 정부 안에서는 ‘최종 결정되지 못한’ 쟁점이 남아 있었을 리가 없다. 추측하건대 지난 17일 출범한 김민석 대표 체제의 민주당 새 지도부가 태클을 걸고 나섰을 수 있다.
복지부 개편안의 핵심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하위 70% 소득자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기준 중위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 소득자를 대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하면 저소득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지급받게 되지만 전체 수급 대상자 수는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게 된다. 내후년 총선 등 향후 정치 일정에 대비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런 개편안을 악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의 개편안은 기초연금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갈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현행 방식의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재정이 올해 23조 1000억원에서 2050년 66조 6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 늦기 전에 기초연금이 꼭 필요한 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기초연금 제도를 노후 빈곤 완화라는 취지에 보다 더 부합하는 동시에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구조로 바꿔야 한다. 고령자 취업 기회 확대 등 다양한 노후생계 보장에도 더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