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올 4월 안산상록경찰서 수사과가 범죄첩보를 수집해 내사에 들어가며 윤곽이 드러났다. 경찰은 안산시 도시정보센터(현재 스마트도시과)에서 근무했던 A주무관(6급)이 평소 사지 않던 양주 등을 유흥업소에서 지인 등에게 사주고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비를 내면서 골프를 친다는 것을 확인하며 수사망을 좁혀갔다. A씨의 유흥비 지출 배경에는 경기지역에서 ITS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사업자 김모씨가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국비 20억원, 시비 27억원 등 전체 47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안산시에 ITS 관련 장비를 납품하기 위해 A주무관에게 뇌물을 준 정황을 확인하고 올 7월 김씨와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김씨는 A씨에게 은행 체크카드를 주고 2년 남짓 맘껏 쓰도록 했고 A씨는 2023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안산시 예산으로 김씨측 대리점 ITS 관련 장비를 구입했다. A씨가 해당 카드로 유흥비 등에 쓴 금액은 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3자단가계약 방식이어서 A씨는 조달청 사이트에 게재된 김씨측 장비를 골라 수십억원어치를 살 수 있었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김씨의 뇌물 로비 정황은 추가로 드러났다. 8월에는 김씨로부터 4000만~2억8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정승현·박세원·이기환(최근 사퇴) 도의원이 구속되고 최만식(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불구속입건됐다. 이민근 안산시장과 김미숙 도의원 등 5명의 의원도 사건에 연루돼 9월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됐다. 김홍성(뇌물수수 혐의) 전 화성시의회 의장, 김포시 전 공무원 B씨(알선수재 혐의), 안산시 공무원 C씨(뇌물수수 혐의)와 자금세탁책 등도 적발됐다. 이중 일부는 혐의를 인정했고 이 시장 등 일부는 부인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맨 처음 송치된 김씨와 A씨는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 김씨의 정치인 뇌물공여 범죄는 추가로 적용돼 기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루된 도의원들은 김씨로부터 금품·향응을 받고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이 안산시 등 특정 지자체에 우선 배정되도록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조금 배분은 도지사가 재량으로 지원 대상과 지원액을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정치권의 이권 개입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의원들은 특조금 배분 시기를 미리 정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7월 의결했지만 경기도가 도지사 권한을 침해한다며 대법원에 제소해 조례 개정이 겉돌고 있다.
다행히 경기도 여야정협치위원회가 특조금 배분 개선 방안과 관련 조례 개정안 등을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안산시 도시정보센터는 ITS 장비 구입 전 회계과의 계약심사, 일상감사를 받았지만 A씨의 일탈을 막지 못했다. 도민들은 공직사회 뇌물·특혜 제공에 분노하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일각에서는 3자단가계약 대신 경쟁입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법당국은 비위 공무원과 정치인 등을 엄벌하고 지자체, 의회는 불법이 반복되지 않게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정이 무너지면 지역사회 발전은 요원해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