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편성 부처 자율성 높인다지만…무분별한 지출 확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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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비 기자I 2025.08.25 05:05:00

톱다운 예산제 내실화·국가재원배분회의 부활
지출 한도 내에서 부처별 자유롭게 예산 편성
참여정부때 도입했지만, 실효성 떨어져
총지출 확정시기 및 방만한 예산 편성 우려도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통제 축소에 나선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국가자원배분회의를 부활해 국무위원들과 수평적 구조로 국가 재정을 배분하고, 총액 안에서 각 부처가 예산을 자유롭게 편성하는 ‘톱다운(Top-down, 총액배분 자율편성)’을 내실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지출 확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톱다운 예산제도’ 정부 건의…예산실 분리와 함께 논의

24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국정기획운영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이 같은 내용의 재정운용 방안을 담아 정부에 건의했다. 톱다운 예산제도를 통해 예산편성 과정에서 부처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출 한도 위반 시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또 현재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국가재원배분회의로 전환해 재정투자방향을 결정하는 방안도 담겼다.

톱다운 방식의 예산편성과 국가재원배분회의는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처음 도입됐다. 대통령과 국무위원이 참석해 수평적 토론 방식으로 국가재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 자리에서 국가 예산의 총 규모와 부처 및 분야별 지출 한도를 먼저 설정하고, 각 부처는 해당 한도 내에서 사업별 예산을 편성, 요구하면 기재부가 이를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국가재원배분회의는 정권을 거치며 점차 재정과 관련된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로 바뀌었고, 이름도 국가재정전략회의로 변했다. 톱다운 방식은 여전히 적용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처가 요구한 예산안의 세부 사업까지 기재부가 심의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 정부에서는 이를 다시 원래 취지대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기재부 권한 축소 일환으로 예산실을 분리하는 방안과 함께 힘이 실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재부가 달라져야 한다”며 부처의 자율성을 높이는 총액배분 자율편성제도에 공감대를 표한 바 있다.

총지출 확정 시기 및 예산 방만 편성 우려도

다만 기재부 안팎에서는 톱다운 방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통상 기재부는 각 부처가 1월 말 제출한 중기사업계획서에 맞춰 4월 말에 내년도 예산 편성 지침과 지출 한도를 통보한다. 부처들은 이에 맞춰 5월 말까지 예산요구서를 짜 오는 식이다. 이후 부처가 5월 말까지 예산요구서를 마련하면, 기재부는 이를 심사해 8월 말 정부 예산안을 확정하는 구조다.

톱다운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부처에 지출 한도를 통보하기 전인 4월에 재정배분회의를 열고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함께 정해야 하는데, 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총지출 증가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이나 세입 전망 등 핵심 변수들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무분별한 예산 편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총액 내에서 각 부처가 자유롭게 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 중심의 신규 사업에만 치중하거나 인건비 증가 등 방만하게 예산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톱다운 방식을 도입했지만, 결국 기재부에서 세부 사업을 검토하게 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정위는 우려에 대한 대안으로 국회의 재정통제 기능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을 구체화해 국회에 보고하고, 계획과 실적의 차이에 대해서도 평가·분석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재정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회계·기금 간 자금 전·출입 요건도 구체화하고, 실적 국회 보고, 고액·대규모 국유재산 매각·교환시 정부심의 강화 및 국회 사전보고 등을 추진한다.

예비타당성평가, 성과관리제 등 부처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비타당성평가 면제 요건을 명확하게 해서 큰 지출에 대해서는 사전 평가를 철저히하고, 성과관리 등 사후 평가를 통해 불요불급한 지출은 구조조정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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