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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PC 다 팔았으니 이젠 게이밍PC 노릴 때”..고사양·고화질이 관건
1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밍 PC 시장 규모는 2020년 4130만대에서 오는 2025년 523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 근무 증가로 웬만하면 업무용 PC가 한 대쯤은 다 있다고 봐야 한다”며 “업무용 PC 수요는 이제 줄어들 것이라고 봐야 하고, 새로운 타킷은 게이밍 PC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게이밍PC의 최우선 과제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고사양과 고화질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탑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휴대가 가능한 게이밍 노트북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7일 출시한 신제품인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엔비디아의 고성능 노트북용 그래픽카드(RTX™ 3080)와 인텔의 최신 11세대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H)를 모두 탑재했다. 해당 그래픽카드과 프로세서는 업계 최고 프리미엄급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미국 HP는 오멘(OMEN)이라는 프리미엄 게이밍PC 브랜드를 따로 갖고 있으며 지난해 게이밍 노트북인 HP 오멘 16을 내놨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와 함께 최상급 프로세서로 알려진 인텔 코어 i7-11800H 프로세서·AMD 라이젠 9 5900HX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고사양의 그래픽카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를 게이밍PC라고 분류하며 고사양의 게임을 소화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와 영상을 처리하는 프로세서 등이 기본으로 탑재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사양이다 보니 오랜 시간 게임을 하다 보면 노트북 본체의 발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쿨링 시스템을 갖추는 게 게이밍PC이 또 다른 특징”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고화질을 극대하기 위해서는 주사율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노트북은 초당 최대 300장을 보여주는 300㎐ 주사율을 지원한다. 주사율은 1초 동안 화면에 나타나는 정지 화면 수를 말하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의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다. 예컨대 총알이 날아가는 화면을 보여줄 때 주사율이 높아야 끊기지 않고 그 궤적을 보여주는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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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뿐 아니라 게이밍 모니터 시장도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뤄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해상도를 구현해야 하기에 프리미엄급 부품,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그만큼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음에도 가격보다 품질이 경쟁력이 되고 있어 수익성 실현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CES2022에서 공개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8’을 공개했다.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와 달리 100㎐ 이상의 고주사율과 1ms(GTG) 응답속도를 지원하는데 고화질과 빠른 응답속도가 장점이다. PC와 모니터 간 통신 문제로 화면이 끊기는 티어링 현상을 줄여준다.
생동감을 표현하기 위해 TV 디스플레이도 탑재했다. 미국 델의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것으로 삼성전자 TV에 앞서 모니터에 적용돼 이르면 다음 달 초쯤 사용자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OLED 모니터는 고화질, 고성능을 추구하는 게이밍 제품군을 중심으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델과 HP 등 국내 시장점유율이 크지 않은 외국기업들도 하나둘씩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게이밍 제품을 하나둘 출시하고 있다. HP는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공식 PC 후원사로 참여했고 올해에는 최근 프로게임단 T1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국내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외국 PC기업들의 해외 시장점유율은 높은 반면 국내 시장점유율은 낮은 수준”이라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도 게임을 즐긴다는 점에 집중해 게이밍PC를 공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