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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될 기세"…김치볶음밥 꺼낸 메가커피의 수상한 외도[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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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4.26 09:18:09

30일 출시 앞두고 직영점 50곳 테스트
컵 ''김볶밥''과 통소세지…비주얼은 강렬
냉동식·커피 궁합 한계…가성비도 애매
저가커피 포화 속 ‘객단가 실험’ 포석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주문한 김치볶음밥. (사진=한전진 기자)
카페에서 김치볶음밥을 판다. 그것도 통소세지 한 줄을 컵에 통째로 박은 채로 말이다. 메가MGC커피가 오는 30일 전국 매장에 내놓을 신메뉴 ‘엠지씨네 통쏘시지 김볶밥’이다. 떡볶이·컵치킨 등에 이은 또 다른 분식 메뉴 출시다. 30일 전국 출시에 앞서 직영점 50여곳에서 선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일었다. 주말 오후 서울의 한 직영점을 찾아가봤다.

매장 키오스크에 실제로 김치볶음밥이 떠 있었다. 가격은 4400원. 디카페인 아메리카노(3000원)도 함께 주문해봤다. 과연 커피 전문점이 선보이는 커피와 식사 조합은 어떨지 궁금했다. 커피와 함께 일회용 컵 하나가 같이 나왔다. 일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담는 사이즈의 컵이었다. 겉만 봐서는 김치볶음밥이 든 줄 모른다. 일회용 숟가락이 함께 끼워져 나왔다.

뚜껑을 여는 순간 김치볶음밥 냄새가 훅 퍼졌다. 붉은 빛 밥 위에는 성인 손바닥 길이 정도의 통소세지 한 줄이 꽂혀 있었다. 밥은 한공기 분량으르 컵의 3분의 2 정도가 차 있었다. 묘한 조합이었다. 카페에서 받은 김치볶음밥이라니.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신기했다.

메가MGC커피 ‘통쏘시지 김치볶음밥’. 김치볶음밥과 통소시지를 함께 담은 구성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맛은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전형적인 냉동 김치볶음밥 맛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운 티가 역력했다. 김치 조각이 제법 들어 있었지만 식감을 따질 정도의 질은 아니었다. 매운 정도는 신라면 수준에 짠맛도 강했다. 밥은 질고 기름기도 상당했다. 그나마 킥(자극)은 통소세지다. 탱글한 식감에 짭조름한 감칠맛이 누구나 떠올리는 조합 그대로의 맛이었다.

문제는 음료 궁합이었다. 매콤하고 짠 김치볶음밥에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니 개인적으로 텁텁한 느낌이 강했다. 묵직한 입안을 씻어내기엔 커피의 씁쓸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스파클링이나 스무디 쪽이 맞았을 법했다. 커피와 식사의 어울림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문제였다.

가성비는 어떨까. 먹는 내내 떠올랐던 건 편의점 도시락이었다. 4400원이라는 가격은 결국 편의점 간편식을 염두에 둔 가격으로 읽혔다. CU·GS25 등 편의점 도시락과도 비교하면 살짝 저렴한 편이긴 하다. 다만 메가커피 매장 대부분이 테이크아웃 중심인 점은 약점이다. 앉아서 먹을 곳도 마땅치 않다. 반면 편의점은 막강한 도시락 라인업에 매장 식사도 눈치 볼 일 없다.

매장 테이크아웃 후 시식한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결국 30대 직장인 입장에서 4400원은 이도 저도 아닌 가격이었다. 식사로 먹기엔 만족도가 떨어진다. 커피를 포기하면 7000~8000원에 김밥천국에서 갓 볶은 김치볶음밥을 국물까지 곁들일 수 있다. 그렇다고 간식으로 가볍게 먹기엔 부담스럽다. 차라리 음료 세트로 묶어 2000원대 옵션을 만들었다면 구미가 당겼을 법하다. 재미 삼아 한 번은 사 먹어도 두 번은 망설일 메뉴다.

그럼에도 메가커피의 시도 자체는 의미심장하다. 일각에선 부풀었던 저가커피 시장이 기존 모델로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로 본다.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 등 저가커피 4사의 매장 수는 2020년 약 3000개에서 올해 1만개를 돌파했다. 메가커피만 해도 4000여개. 컴포즈 3000여개, 빽다방 1800여개에 이른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 매장인 시대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재료 가격은 치솟는데 내수는 쪼그라들고만 있다. 저가 커피만으로 경쟁력을 내세우는 시대는 끝났다. 메가커피 등 업계가 분식류까지 손을 벌리는 배경이다. 특히 냉동 간편식은 조리가 단순하고 보관이 용이한 데다 배달 주문까지 끌어올 카드다. 메가커피 김볶밥에는 이런 속앓이도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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