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심섹 장관은 이날 전임 누레딘 네바티 재무장관과 이임식을 마치고 “튀르키예는 합리적인 입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거시 금융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명성, 일관성, 예측가능성 및 국제규범 준수가 사회복지 향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기본 원칙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로써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와중에도 기준금리를 낮추던 기존의 경제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느 정도 기준금리 인상을 용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정통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FT는 심섹 장관이 튀르키예 경제를 지속가능한 경로로 만들기 위해선 매우 중대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85.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여전히 40%를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년 전 19%에서 현재 8.5%까지 낮추며 정통적인 통화정책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에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그 결과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지난 3년 동안 67% 폭락했다. 외환보유고 역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난해 말 기준 1250억달러까지 줄어 고갈 위기에 처했다. 튀르키예 국민들 역시 리라화 대신 달러화를 보유하며 외환보유고 감소에 일조했다.
심섹 장관은 “중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한자릿수로 줄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또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섹 장관은 영국 런던에서 메릴린치에 근무하던 투자은행가 출신으로, 과거 정부 관료로 재직하던 시절 정통적 경제정책을 펼쳐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2009∼2015년 재무장관을, 이후 2018년까지는 부총리를 지냈으며 리라화 폭락 사태로 물러났다가 이번에 5년 만에 정부 관료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