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③뜨거워지는 PCR 소재 시장… LG·롯데·SK ‘특화경쟁’

김정유 기자I 2020.09.22 06:00:00

LG화학, ‘화이트’ PCR-ABS 개발, 제품군 연내 7종 확대 계획
롯데케미칼, PCR-PP 시장 진출, 선순환 프로젝트 전사 추진
SK케미칼은 PCR-PET 선도, 고투명화 기술로 앞장

LG화학이 만든 PCR-ABS 소재 제품(왼쪽)과 기존 ABS 제품. (사진=LG화학)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재생(PCR) 플라스틱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기술 개발 경쟁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는 화학업체들의 적극적인 변화인데요.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각사별 특화점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향후 화학업계발(發) 기술혁신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우선 국내 화학업계의 ‘맏형’격인 LG화학(051910)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재활용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LG화학은 전 세계 ABS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외에서 연간 200만t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기술도 ABS를 통해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회사는 기존 ABS 수지와 동등한 수준의 물성을 갖춘 PCR-ABS를 ‘화이트’ 색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기존엔 원료인 폐가전제품의 한계로 PCR-ABS를 만들어도 모두 어두운 색상으로 제한됐지만 LG화학은 약 1년의 연구 끝에 밝은 색상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기존대비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PCR-ABS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LG화학 ABS사업부는 현재 총 4개의 PCR-ABS 제품(블랙 1종·화이트 1종)을 출시, 연말까지 화이트 제품을 중심으로 PCR 제품군을 총 7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일상 속에서 PCR 소재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상용화하고, 장기적으론 자원 선순환 및 순환경제에도 앞장서는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화학업계 2위 업체인 롯데케미칼(011170)도 최근 화장품·식품용기에 적용 가능한 PCR-PP(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하고 화장품 용기제작업체들과 물성 테스트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격적인 제품 공급 예정시기는 올 4분기인데요. 기존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원료로 만든 뒤 가공을 거치는 식입니다. 롯데케미칼은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PCR 원료 함유량을 30%, 50% 등으로 분류해 개발하고, 화장품·식품용기에 사용되는 만큼 국내 최초로 PCR-PP 소재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PCR-페트(PET)와 달리 PP의 경우 불순물이 더 많이 낄 수 있는 특성을 지녀 재활용 소재로 개발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화장품 업계 전반에서 재생 용기 사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시장 확대 기대감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 오래 전부터 전력투구하고 있는 SK케미칼(285130)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PCR-PET가 30% 함유된 코폴리에스터로 만든 화장품 용기 브랜드 ‘에코트리아’를 론칭하고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들면 페트병 성질이 불투명해지는데, SK케미칼은 이를 투명화하는 기술력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FDA 식품접촉기준도 충족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죠. 김응수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사업부장은 “앞으로도 리사이클링 가능소재, 원료를 함유한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를 비롯한 플라스틱 선순환 캠페인 ‘프로젝트 LOOP’ 관련 업체 대표 및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윗줄 좌측부터 LAR 계효석 대표,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수퍼빈 김수지 팀장, 리벨롭 한동귀 대표, 금호섬유공업 강성찬 부대표, 롯데케미칼 이은애 수석, 수퍼빈 김정빈 대표, (아랫줄 좌측부터) 비욘드 김경환 대표, 롯데케미칼 김교현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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