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式 면세점 경영' 자카르타서도 통했다

김미경 기자I 2014.02.16 11:59:50

시내면세점 해외 진출..‘국내 업계 최초’
수카르노하타공항 입점 1년만에 매출 1위 달성
철저한 현지화, 고급 브랜드 유치..한류마케팅
괌 공항 4월 개장..괌·발리 시내점도 노린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6월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개관을 한 시간 앞둔 시점에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가 갑자기 호통을 쳤다. 직원들이 “안녕하십니까, 롯데면세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한국어 인사말이 들렸기 때문이다. “즉각 현지어로 모두 바꾸라”고 지시했다. 이 대표는 “현지에서는 현지 전통과 문화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철저한 ‘현지화 경영’이 해외에서도 통했다. 지난 6일 찾은 롯데면세점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점과 시내점 역시 마찬가지다.

자카르타에는 백화점 53개·쇼핑몰 32개·할인점 46개가 영업을 할 정도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는 이곳 싸움터에서 백화점1개·롯데마트 18개(인도네시아 전체 36개점)·롯데리아 25개·엔젤리너스 2개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 롯데면세점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에서 출국객들이 면세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표는 수카르노하타 공항 내 전체 면세점 영업 현황.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 내 2012년 1월 입점한 롯데면세점은 한국의 정(精)과 예의범절로 진출 초기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비즈니스 고객이 많다는 점을 간파하고 인도네시아 출입국 고객에 맞는 110여개 브랜드를 선정해 매장을 구성했다. 코치와 샤넬 화장품을 파는 곳도 롯데면세점이 유일하다. 그동안 어두웠던 출국장 면세 매장 인테리어를 밝은 색상으로 고급스럽게 바꾼 것도 고객의 발길을 이끌어내는데 주효했다.

멤버십 제도와 한류 스타마케팅, 인도네시아 최대은행 ‘만디리’와의 제휴를 통해 현지 고객 DB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마케팅 덕도 컸다는 분석이다.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은 지난해 1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항면세점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한다. 전체 매장 1040평 중 20%에 불과한 265평을 운영하면서 입점 1년만에 거둔 성과다.

김태호 롯데면세점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롯데면세점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은 진출 첫 해에 흑자를 내는 등 세계 1위 면세점인 DFS와 인도네시아 대표 면세점 플라자 발리를 제치고 거둔 성과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중심지에서 약 5㎞ 떨어진 비즈니스지구 까렛 꾸닝안 내 롯데쇼핑에비뉴 4층과 5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시내점 역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시내면세점은 공항면세점에 비해 면허를 따는 게 훨씬 어렵다. 국내 면세점 중 롯데가 유일하게 해외에 시내면세점을 갖고 있는 것 역시 롯데의 뚝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태호 롯데면세점 인도네시아 법인장
김태호 법인장은 “라이선스를 따내는 데만 꼬박 3년이 더 걸렸다”며 “50여명의 현지 사무 정규직 사원을 두는 등 내수 수요 창출은 물론 인도네시아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인도네시아에서 면세점 사업 초기부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현지화와 함께 한국식 마케팅을 적절하게 접목한 ‘롯데식 마케팅’의 결실이다.

롯데는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정서로 자카르타 유통업계의 새로운 서비스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객과 눈을 맞추는 ‘감성’ 마케팅으로 ‘롯데=자카르타 리더층이 이용하는 유통점’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고급 럭셔리 명품 옆에 초콜릿, 쿠기 등 자카르타 현지 토산품도 동시에 선보였다. 설화수, 더페이스샵, 정관장,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MCM, 제이에스티나 등의 국산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중소기업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시내점의 경우 전체 브랜드 약 190개 중 20개, 공항점은 110개 가운데 국산브랜드가 약 10개를 차지한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글로벌 톱2 진입이라는 비전 아래 해외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공항 면세 입찰에 적극 참여하는 등 시내면세점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마케팅 부문장은 “지난해 4월 입찰에 성공한 괌공항 면세점이 오는 4월말 개장해 안정궤도에 오르면 아시아 태평양 면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괌과 발리의 경우 시내면세점 진출을 노리고 부지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 해외진출 현황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면세점 내 샤넬 화장품 매장은 롯데면세점이 유일하다.
롯데면세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점
롯데면세점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점
롯데면세점 자카르타 시내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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