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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당국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헤르손에 가한 무차별 포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쟁 초기에 이 지역을 점령했다.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불타는 차량과 부서진 건물, 거리에 방치된 시신 등 헤르손의 참담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이 사진들을 ‘민감한 콘텐츠’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은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들의 실제 삶”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은 군사 시설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테러다. 위협과 즐거움을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것이 민간 시설과 민간인들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유리 소보레우스키 헤르손 제1부의장은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헤르손 자유 광장에 있는 슈퍼마켓 바로 옆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곳에는 평범한 삶을 살고 일을 하는 민간인들이 있었다”며 “피해자 중에는 휴대전화 심(SIM) 카드를 판매하는 소녀와 트럭에서 짐을 내리는 사람, 행인들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헤르손 당국은 러시아군이 전날에도 헤르손 지역을 74차례 포격해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측은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에서 도발을 감행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러시아가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영토 4곳에 대한 병합을 선언한 후 헤르손에 세운 러시아측 주지사 블라디미르 살도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군인들에게 포격을 명령했다”며 “명백히 러시아군을 모함하려는 의도를 가진 역겨운 도발”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