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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벽은 화강암 소재로, 높이 1m, 둘레 50m의 벽면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95명과 미군 부대 배속 한국군(카투사) 7174명 등 총 4만3769명의 이름이 새겨진다. 참전국 수와 부상자 수도 담긴다.
추모의 벽 건립사업은 국가보훈처가 추진 중인 유엔 참전기념시설 지원 사업 중 하나다. 6·25전쟁에서 헌신한 참전용사에 대해 감사와 한미 간의 우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나는 UN 참전용사들께 추모의 벽 건립을 약속드렸고 3년이 지난 오늘 드디어 그 약속을 지키게 되어 감회가 매우 깊다”면서 “함께해 주신 윌리엄 빌 외부 용사님을 비롯한 참전용사들께 깊은 존경을 표하며 용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말씀린다”고 했다.
또 “참전용사와 유가족 여러분. 나는 오늘 바이든 대통령님이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힘의 모범이 아닌 모범의 힘을 보여주는 위대한 미국을 떠올린다. 미국은 가치의 힘으로 세계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차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해야 한다는 미국의 건국 이념은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됐다”며 “한국 역시 그 가치의 힘으로 식민지와 전쟁, 독재와 빈곤을 극복하고 두려움이 아닌 희망의 이야기를 써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과 전후 재건이라는 가장 힘들었던 고비에 참전용사들이 있었습니다. 리처드 리트컴 장군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서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우리 국민의 손을 굳게 잡아주었다”면서 “한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리트컴 장군은 지금 나의 고향 부산에 있는 세계 유일의 UN기념공원에서 한국을 사랑했던 39명의 전우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마지막 한 분의 영웅까지 떠나온 고향,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북한 땅에서 잠든 용사들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2016년 10월7일 미국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법’이 통과됐다. 특히 한국 정부는 조속한 건립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예산 2420만 달러(274억원)의 97%가 넘는 2360만 달러(266억원)를 부담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현충일 추념사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2022년까지 추모의 벽을 완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미 정부와 보훈단체 등은 올해부터 8900㎡ 규모의 기념공원 인근에 추모의 벽을 조성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날 착공식에는 한국 측에서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이수혁 주미대사 등이, 미국 측에서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재단 이사장,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및 유가족, 현지 교포 등 250여명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