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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곤 동반위원장 “배달플랫폼 동반성장 실적지표 개발하겠다”

김영환 기자I 2024.10.29 05:45:00

[만났습니다]①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 취임 이후 첫 인터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간 갈등 사회문제로 대두
배달플랫폼의 실적지표 등 내년 상반기 개발
동반위 2.0 통해 활용성 높은 지수 개발

[대담=이데일리 박철근 소비자생활부장·정리=김영환 기자]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배달플랫폼과 합의를 통해 실적지표 및 체감도 조사지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달곤 신임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위원장은 최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을 돕기 위해 내년에 이와 관련한 동반성장지수를 개발해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동반위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플랫폼 업체들과 지수평가 참여를 협의 중”이라며 “연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배민은 지수평가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지난 2010년 처음 출범한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간의 갈등 문제를 발굴하고 민간 차원에서 합의를 도출하도록 도와 동반성장 문화 조성을 확산하는 기구다. 설립 이후 15년간 국내 경제 환경도 급변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온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간 갈등이 심각하다. 동반위의 역할이 있을지.

△배달앱, 오픈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 업종에서 대·중소기업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관련 법률이 정비되지 않아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국회와 정부도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배달업의 경우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플랫폼 업체들과 지수평가 참여를 협의 중이며 연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배달플랫폼·입점업체간 상생협의 과정 중에 있는데 합의 결과에 따라 내년도 상반기까지 실적지표 및 체감도조사지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부터 시범적으로 동반위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테무,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국내 기업의 경영이 어려운 만큼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평가편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기존 업종과 전혀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소비자 후생이나 국가경제영향 등 다각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숙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은 오픈마켓과 배달 플랫폼부터 평가한 이후 순차적으로 확대를 검토하겠다.

-동반위 2.0에 대한 구상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여러 제도를 통해 합리화하고 선진화했다. 납품 문제나 공정거래 문제에서 상당히 개선이 됐는데 여기에 동반위가 설립돼 많은 기여를 했다. 다만 적합업종을 정하는 것과 지표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개선이 필요하다. 경제는 굉장히 동태적인 건데 전문업종을 정할 때는 경제를 정태적으로 본 것이다. 경제 환경이 바뀌면 대·중소기업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이걸 준비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240여개 대기업과 1만 3000여개 중소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모아 지수를 산정하는데 수치를 활용할 수가 없고 시상만 하고 만다. 정부가 정책을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조금 더 가시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수는 대기업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생은 일방향이 아니다. 상생은 ‘조인트 게인’(Joint Gain·공동 성과)을 내야 한다. 결합을 해서 이득을 찾는 것이지 한 쪽이 양보해서 반대쪽이 이윽을 얻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 협력업체, 조합 등이 (상생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참고를 해야 한다.

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동반성장지수 평가지표가 반영된 1년을 돌아보자면.

△납품대금 연동제 법 시행 이전부터 1만여 개사가 동행기업으로 참여했고 이에 연동계약 체결 실적을 평가지표로 반영했다. 올해 8월말까지 위탁 동행기업 443개사 중 286개사가 연동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했다. 산업현장에 연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제도 시행 첫해이기 때문에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의 사유로 연동 약정을 체결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실무교육 및 약정체결 지원사업을 통해 연동제가 현장에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크다. 대·중소기업 간 지원 사업을 고려해본다면.

△유럽연합(EU), 미국을 중심으로 환경, 인권, 공급망 등 ESG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국내도 국제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의 경우도 ESG가 필수로 떠올랐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ESG수준에 맞춰 경영하고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납품중단, 거래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는 전문인력과 비용 문제로 대기업이 요구하는 ESG평가에 대응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ESG시장은 컨설팅사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컨설팅 남발, 높은 비용 등 동반위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지난 2019년부터 50개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출연한 상생기금으로 중소 협력사의 ESG 경영을 지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 상생형 ESG사업을 기획 중이다. 일반적인 컨설팅을 벗어나 수출기업의 공급망에서 느끼는 애로나 규제를 해소하고 맞춤형으로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ESG 활동을 도와주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찾으려고 한다.

◇이달곤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1953년 경남 창원 △동아고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하버드 케네디 스쿨 정책학 박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행정안전부 장관 △18·21대 국회의원
16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실에서 이달곤 동반성장위원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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