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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함께 살아난 美 셰일‥국제유가 급락(종합)

안승찬 기자I 2017.01.10 06:17:05

유가 배럴당 50달러 넘자 셰일 가동도 뚜렷한 상승세
"美 증산 환경 됐다"..중동 감산 결정에도 유가 부담

미국의 셰일오일 유전(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아닌 미국이 원유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8% 하락한 배럴당 51.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올해부터 OPEC 회원국들의 감산이 시작되고 있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는 신호가 국제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6일 베이커휴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가동중인 원유 시추장비수는 529개를 기록했다. 2015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 가동은 10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셰일오일은 생산단가가 높은 편이다. 땅속의 딱딱한 암석에 갇혀 있는 셰일오일을 뽑아내려면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섞은 혼합물을 높은 압력으로 땅속에 밀어 넣어야 한다. 파이프를 꽂아서 원유를 뽑아 올리는 중동과 비교하면 생산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초창기 셰일오일의 생산단가는 배럴당 70달러가 넘었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단가가 10~17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미국 셰일오일은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생산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다.

하지만 셰일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배럴당 30~40달러대 수준까지 생산단가를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산유국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자 미국 세일업체들도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현재 미국의 원유 생산 규모는 하루 877만배럴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던 지난 2015년 12월의 생산량인 하루 923배럴에도 못 미친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즈는 미국의 원유 시추장비 가동이 현재 529개에서 올해 말 850∼875개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미국 뿐 아니라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OPEC에 가입되지 않은 국가들의 생산량 증가가 앞으로 국제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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