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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승장의 핵심 동력은 외교·정치 이벤트와 기업 실적, 통화정책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점이다. 우선 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행보를 강화하며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를 파키스탄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란 측과 접촉해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등을 둘러싼 협상 재개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란 측도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협상에 참여해 미국 측 제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4달러 선으로 하락했고, 브렌트유도 10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최근 급등세를 일부 되돌렸다.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와 함께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핵심 변수다.
채권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 법무부가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종료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확대됐다는 기대가 반영되며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내린 4.308%를, 2년물 국채금리는 4.2bp 떨어진 3.783%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리 하락은 성장주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 실적도 시장 상승을 뒷받침했다. 특히 인텔은 전날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23.6% 급등했다. 이는 최근 이어진 반도체 랠리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간 기준 11% 상승했다.
반도체 외에도 글로벌 기술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 ADR은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를 바탕으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7.3% 올랐다. 구글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 1.4% 뛰었다.
이처럼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테크 트레이드’가 되살아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견조한 기업 실적 증가세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강한 실적 성장세가 시장이 지정학적 뉴스나 유가 변동에 덜 민감해진 핵심 이유”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시장은 중동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르게 충격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이 단기간 내 마무리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놓은 점, 과거 사례상 원유 공급 충격이 일시적인 경우가 많았던 점, 그리고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전쟁보다 펀더멘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을 구조적 리스크가 아닌 단기 이벤트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 실적과 금리 경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S&P500 지수는 이번 주 약 0.6% 상승하며 2024년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지수는 1.5%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0.4%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전통 산업 중심의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향후 시장의 향방은 외교 변수와 기업 실적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특히 다음 주에는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 기업의 성과는 기술주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여부, 호르무즈 해협 상황, 유가 흐름 등이 단기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변수’로 재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뉴스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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