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다양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고조의 여파로 자칫하면 더 경색되기 쉬웠던 한중 관계가 양국 정상의 직접 대화로 개선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정부는 지난달 만료된 5년 만기 70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갱신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를 비롯한 6개 분야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대해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국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장기간 소원했던 한중 관계를 돌아보면 이번 회담의 성과가 돋보이기는 해도 ‘전면적 복원’은 성급한 표현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가지 민감한 현안들이 회피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중 간 무역과 교류에 큰 걸림돌인 중국의 한한령 해제에 관한 명시적 언급이 없었다. 우리 해양 주권과 안보에 위협 요인인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내 불법 구조물 설치에 대해서도 별다른 합의가 나오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은 모든 방면에서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쌓아 나가야 한다. 체제와 이념은 다르지만 역사·문화·경제적으로 얽혀 있고 공동 이익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는 시 주석의 발언은 바로 이 점을 가리킨 것이다. 동북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을 놓고 보면 중국의 대북한 관여가 역내 평화와 안정은 물론 우리 안보에도 중요한 변수가 되며, 우리는 이런 측면에서 중국과 공감대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이번 회담은 2016년 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국 내 배치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틀어진 양국 관계의 복원에 시동을 건 정도로 볼 수 있다. 복원이 본격 진행되려면 양국이 앞으로 공동 이익의 방향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이 요청한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노선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을 상대로 할 때 효과적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