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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과제 어떻게 풀었나요" 반나절 테스트…'생각근육'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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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6.08.31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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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네이티브 채용 시대]②
확 바뀐 인재 채용 트렌드
SK하이닉스, 엔지니어 지망생에게
AI 능력·인문학 등 다각도로 검증
포스코 DX, 全직무에 AI 활용 평가
'AI 결과물 그대로 제출?' 교차검증
단순 결과 도출보다 통찰·논리력 중시

[광주=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형욱 이수빈 기자] “인공지능(AI)은 이제 일하면서 없어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AI 능력을 평가하는 건 당연하죠.”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지난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기술사무직 신입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취업준비생 박모(28·여)씨는 AI 중심의 채용 전형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오전과 오후 3시간씩 열린 이번 행사에는 각각 250명 이상씩, 500명 넘는 취준생들이 몰렸다. “주변 선배들 중에는 기존 준비 방식과 달라 당황한 경우가 있었다”(24세 대학교 3학년 염모씨)며 혼란스러워 하는 기류도 엿보였다.

SK하이닉스 채용 변화의 핵심은 기존 20~30분 면접에서 반나절(half-day) 면접으로 늘어난 점이다. 이를 통해 예컨대 설계, 소자, R&D공정, 양산기술 등 이과 엔지니어 지망생들은 직무 전문성 외에 AI 응용 능력, 인문학 소양, 논리적 사고력 등을 보여줘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시대에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진다”면서 이른바 ‘생각 근육’을 강조했는데, 이를 신입 채용으로 처음 도입한 것이다.

산업계 한 인사는 “일부 경력 등에서는 이런 방식이 있었지만, 대규모 신입 채용부터 하는 것은 엄청난 변화”라며 “이에 맞춰 문·이과 경계가 흐려지고 ‘AI 네이티브’(AI를 중심에 두고 문제를 해결하는 세대)가 새 화두로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SK하닉·포스코DX 별도 전형…25곳 중 8곳 평가



SK하이닉스 지원서(위)와 포스코DX 채용 절차. (자료=각사)
SK하이닉스 지원서(위)와 포스코DX 채용 절차. (자료=각사)
SK하이닉스뿐만 아니다. 이데일리가 국내 전자·자동차·중공업 분야 주요 대기업 25곳을 조사한 결과 8곳(32%)이 지원자의 AI 활용 경험이나 역량을 채용 평가에 반영하고 있었다. SK하이닉스와 포스코DX는 별도 평가 절차를 운영하고, 나머지 6곳은 AI·IT 개발 등 일부 직군에서 AI 활용 경험·역량을 평가 요소로 반영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하이닉스와 포스코DX다. 포스코DX는 지난 4월 시작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부터 AI 직무뿐 아니라 ‘모든 직무’에 온라인 AI 활용역량평가를 처음 적용해 최근 채용절차를 마쳤다. 지원자는 시험용으로 지정한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제한 시간 안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회사는 실무면접에서 지원자의 실제 AI 활용 경험과 사례를 다시 확인하고 면접 결과에 종합 반영한다.

포스코DX 관계자는 “AI 평가를 모든 직무로 넓힌 것은 LLM이 특정 전문 직무에 국한된 기술을 넘어 업무 전반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AI 활용도가 높은 직군을 중심으로 관련 역량을 확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현대오토에버, 금호타이어, 제주항공, BMW코리아, 익명 1곳 등 6곳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기아는 로보틱스 등 일부 직무에서 AI 관련 경험을 필수 요건으로 두거나 우대한다. HD현대와 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 역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조사 대상 25곳 가운데 11곳(44%)이 관련 역량을 평가하거나 평가 방식 개편을 살펴보고 있는 셈이다.



AI로 만든 결과물 그대로 냈나…사람 검증도 강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기업들이 단순히 AI 활용 능력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AI가 ‘답을 내는 능력’을 극한으로 상용화한만큼 문제의 본질을 통찰하는 능력을 어떻게든 더 검증하려 하는 것이다. AI를 향한 질문이 엉뚱하거나 피상적일 경우 나오는 결과물 역시 무의미하거나 뻔한 내용에 그칠 수 있어서다. 설문에 응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AI는 주어진 문제를 효율적으로 푸는데 최적화돼 있지만,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정의하는 능력은 아직 없다”며 “어떻게든 인간이 풀어야만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지원자의 AI 결과물을 직접 검증하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대오토에버는 개발자 코딩테스트에서 계산 복잡도와 코드 중복성, 작성 규칙 준수 여부 등을 AI로 검증한다. 이후 직무별 전문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코드의 설계 근거와 검토한 대안, 결과 등을 검증한 과정을 묻는다. AI가 만든 코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인지, 지원자가 직접 판단해 활용한 것인지 교차 검증하는 구조다. BMW코리아 측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은 사전 과제만으로 실제 역량을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며 “인터뷰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 정량화된 평가 지표가 없고 업무 필수 역량이 아니라면 별도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부 업종은 여전히 AI 도입에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문제가 걸림돌인 방산업계가 대표적이다. 방산업계는 사내에서 챗GPT, 제미나이 등의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적극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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