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도장 찍으러 총출동…세계 3대 부호도 한 자리

이소현 기자I 2025.01.19 09:56:37

트럼프 취임식 누가 참석하나
관례 깨고 '우파' 외국 정상 초청
트럼프 '지지' 밝힌 '충성파' 위주
'트럼피즘' 대비 위해 재계도 몰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식은 세계 극우 지도자들의 집합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 최고경영자(CEO) 등 경제계 거물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접점을 위해 총출동한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AI 챗봇 ‘그록(Grok)’으로 구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기 취임식에서 ‘아르헨티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그록2)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전통적으로 국가 내부 행사로 치러져 1874년 이후 외국 정상이 참석한 사례는 없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의 관례를 깨고 전 세계 우파 정치인들을 대거 취임식에 초대했다.

정상급으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모두 우파 정부를 이끄는 수장들이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적극적 지지를 밝히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들이다.

실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방문한데 이어 이번 취임식까지 참석을 확정했다. 역시 초청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참석은 불발됐다.

이번 초청 명단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념적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한 ‘영국판 트럼프’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프랑스 극우 정치인 에릭 제무르 재정복 대표가 취임식에 참석한다.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도 취임식에 초대받았다. 다만 바이델 공동대표는 총선 유세 일정으로 불참하는 대신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반면 중도인사로 분류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초청 받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파라고 하더라도 친트럼프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프랑스 대표 극우 인사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와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 등은 초청받지 못했다. 이번 취임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동시에 국제 정치 무대에서 극우 정치가 부각되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또 각국 외교 수장을 비롯한 고위관료들도 참석하면서 국제회의를 방불케하는 ‘외교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일본에선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참석한다. 일본 외무상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에선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한정 국가 부주석이 특사로 참석한다. 과거 주미 중국대사가 참석했지만, 의전서열 2위이자 당 서열 8위로 격을 대폭 올렸는데 미중 외교관계에서 화해의 물꼬를 트는 역할이 될지 주목된다. 인도에선 S.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이 참석한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AI 챗봇 ‘그록(Grok)’으로 구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기 취임식에서 미국 빅테크 CEO들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그록2)


세계 3대 부호도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한데 모일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연단 위 눈에 띄는 자리에 나란히 앉을 예정이라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재선 일등공신으로 꼽힌 머스크 CEO의 전면 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미 대선을 전후로 ‘친트럼프’ 행보로 전환한 베이조스와 저커버그 CEO는 참석 자체가 화제가 됐다. 베이조스 CEO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민주당 공개 지지를 막았다. 1·6 의사당 폭동 이후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해 악연이 됐던 저크버그 CEO는 대선 이후 수 차례 자택을 찾아 관계 개선을 시도 중이며, 페이스북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팩트체크’ 기능을 종료하기도 했다. 이밖에 ‘틱톡 금지법’ 실행을 앞두고 추 쇼우즈 CEO도 취임식에 눈도장을 찍으러 간다.

한국 재계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으로 마러라고 리조트에 방문해 화제를 모았던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취임식뿐 아니라 무도회까지 초청을 받았다. 이밖에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등도 참석한다. 정계에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7명으로 구성된 공식 방미단이 참석하며, 홍준표 대구시장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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