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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AI가 똑똑해질수록 다시 사람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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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기자I 2026.10.12 05: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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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차 줄어도 사람·조직 격차 커져
‘얼마나 대체할까’보다 ‘어떻게 함께 일할까’ 물어야

[목멱칼럼]AI가 똑똑해질수록 다시 사람을 묻는다
[신영숙 호서대 유아교육과 교수(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인공지능(AI)이 보고서를 요약하고 자료를 분석하고 문서 초안까지 써주는 시대다. 몇 시간 걸리던 일이 몇 분이면 끝난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자연스럽다. ‘사람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흥미롭게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는 비슷한 질문을 해왔다. 공직에서 32년 동안 인사제도를 설계하고 조직을 관리하며 여러 변화의 순간을 지켜봤다. 종이문서가 전자결재로 바뀌고 연공서열 중심 조직에 성과평가가 도입됐으며 고위공무원단이 출범했다. 그때마다 일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지만 결국 성과를 만들어낸 것은 사람이었다.

AI 시대에도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의 성과는 지식과 기술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고 왜 중요한지 설명해야 한다.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방향을 조정하고 사람을 움직여 끝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가’와 ‘어떤 결과를 원하는가’를 사람이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면 좋은 답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 익숙한 전제를 의심하는 능력, 서로 다른 정보와 관점을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인사관리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AI 도입을 곧바로 인원 감축이나 업무 대체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먼저 ‘일’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검색과 정리, 반복적인 문서 작성과 분석을 AI가 맡는다면 사람이 확보한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AI가 시간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는 혁신이 아니다. 그 시간을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쓰게 만드는 것이 진짜 혁신이다. 문제를 정의하고 판단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써야 한다. 결국 세 가지 질문이 남는다. 어떤 일은 사람이 해야 하는가. 어떤 일은 AI와 함께 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일하기 위해 사람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리더십 역시 달라져야 한다. 정보가 상층부에 집중됐던 시절에는 리더가 답을 알고 지시하는 방식이 통했다. 이제 구성원 누구나 AI를 통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한다. 리더의 역할은 ‘답을 가진 사람’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역할을 연결하고 구성원이 답을 찾도록 돕고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실행을 이끌어내는 것이 AI 시대의 리더십이다.

특히 공직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조직의 성과는 숫자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정책 효과뿐 아니라 형평성과 공공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AI가 반복 업무를 덜어준다면 공무원은 그만큼 현장을 더 보고 시민을 만나고 정책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피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앞으로 조직의 경쟁력은 어떤 AI를 도입했느냐보다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리더가 새로운 시도를 얼마나 허용하는지, 실패에서 얼마나 빨리 배우는지, 구성원의 판단과 실행을 어떻게 끌어내는지가 차이를 만든다. 기술의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 좁혀질 수 있다. 그러나 사람과 조직의 격차는 오히려 더 선명해질 수 있다.

AI 시대의 혁신은 기술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쓸지, 어떤 조직을 만들지, 어떤 사회를 향할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AI의 성능이 비슷해질수록 결국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판단과 조직의 역량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AI가 사람을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사람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조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AI 시대, 다시 사람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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